통합검색
아이디    비밀번호
   자동로그인     
  현재 총 45명 접속중입니다. (회원 0 명 / 손님 45 명)     최신게시글    성경검색   
화이트헤드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켄 윌버(Ken Wilber)
불교와 심리학
학술번역


  방문객 접속현황
오늘 152
어제 463
최대 10,145
전체 3,067,683



    제 목 : 윌버의 사상과 통합적 진리관 (조효남)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7-06-06 06:29 조회(924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e004/7 




 
윌버의 사상과 통합적 진리관

글 : 조효남 (한양대학교 교수)

 
 
 

1. 윌버는 누구인가
 
켄 윌버Ken Wilber가 누구인가는 그의 웹사이트Web site(http://wilber.shambhala.com/, http://forums.shambhala.com/)를 클릭해 들어가서 그의 사상, 그의 저서, 그의 근황, 그에 대한 비판, 토론, 대담 등을 접해 보면 곧 알 수 있으며, 그가 얼마나 인기있는 이 시대이 대사상가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켄 윌버는 지금 미국 콜로라도Colorado 주 볼더Boulder에서 명상, 저술, 학술 활동을 하면서 매일 전세계에서 그의 사상에 관심이 있거나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로부터 그의 저서와 사상에 대한 질문, 토의와 관련하여 쏟아져 들어오는 수많은 e-mail에 답하거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면서 지금도 왕성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15권에 이르는 그의 저서는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적으로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어쩐 일인지 우리 나라에서는 소수의 사람들만 그의 사상을 일본의 번역서나 원서를 통해 접하고 그의 사상의 위대함을 알고 있으나, 아직 그의 주 저서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있어 일반 지식인들에게 그는 비교적 생소한 편이다.
 
윌버는 지난 1970년대 중반에 초개인심리학 분야에서 『의식의 스펙트럼The Spectrum of Consciousness』이란 획기적인 저서를 통해 스펙트럼 의식심리학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여 이 분야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 이후 그는 미국의 『리비전Revision』 저널과 『초개인심리학회지Transpersonal Psychology』 등을 통해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15여 권의 철학, 종교, 초개인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신과학 등에 관한 획기적인 저술을 통해 초인격심리학 분야의 데카르트,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에 비유될 정도로 우리 시대의 대사상가가 되었다.
 
윌버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영원의 철학적, 포스트모던적, 신과학적 철학자, 심리학자, 종교사상가, 과학사상가 중 한 사람의 반열에 오르면서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명상가, 영적 지도자(구루guru)로서 전세계의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지식인 독자와 그의 추앙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 그는 그의 웹사이트를 통해 동서양의 철학, 종교, 심리학, 과학, 문화인류학, 사회학 등을 망라하는 거의 모든 주요 사상에 대한, 특히 전근대, 근대, 포스트모던 세계의 동서양의 통합적 진리관과 초월적 정신 세계에 대한 그의 수많은 논문 및 저서에 관련되는 해설과 질문에 대하여 답변을 하거나 토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정신세계에 대한 정신과학적인 접근 및 이해, 의식 및 병리의식의 전全스펙트럼 모형에 의한 통합적 심리치료, 치유, 수련 방법 등을 일반 독자와 그의 사이트에 들어오는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전해주고 있다.
 
그의 저서는 어느 것이나 막론하고 동서양의 고금의 철학, 종교, 심리학, 인류학, 과학, 신물리학, 신과학, 사회학,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종횡무진으로 인용하고 넘나들면서 동서양의 영원의 철학적 전승 지혜의 정수에서 나온 의식의 스펙트럼, 인간 의식의 성장 및 진화, 존재의 대사슬/대원환, 온우주의 대홀라키, 심층과학적 방법, 진리의 네 상한/3대 가치권에 대한 통합적 진리관을 각 분야의 웬만한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해박하고 명석하게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 30년 이상의 명상, 수련을 통한 체험과 깨달음에서 우러나온 초월적 의식 세계, 정신 세계에 대한 안내 지도map를 심오하고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모든 저서는 그의 심오한 사상이 보여주듯이 단순한 포스트모던적 편향의 어떤 독특한 사상에 대한 저술이 아니다. 윌버는 포스트모던적, 신과학적, 신시대적, 정신과학적 종교, 철학, 심리학, 신과학 사상가이면서도 그는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깊이가 없고 단조로운 평원적 의식의 전일주의적/시스템적 포스트모던 사상과 신과학 사상, 극단적/이론주의적 신 패러다임 주의자들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각 분야의 열린 의식을 가진 전문가, 선구자들이 전해 주는 윌버의 사상을 예찬하는 말은 수없이 많으나 그 중에 몇 사람의 경우만 예를 들어보면, 『세계의 종교The World Religion』의 저자 휴스턴 스미스에 의하면, "서양 심리학을 세계의 전승 지혜의 통찰에 의해 열리게 한 작업을 윌버만큼 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융C.G. Jung조차도 하지 못한 것을 윌버는 해 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은 늙지 않는다Ageless Body: Timeless Mind』(이균형 옮김, 정신세계사)의 저자 디팍 초프라Deepak Chopra는 말하기를, "켄 윌버는 이 세기에 의식의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나의 스승으로 간주한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과 통찰의 근원이다. 그가 저술하는 것은 모두 읽어라. 그러면 그것은 그대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극찬하고 있다. 그리고 로터스Lotus의 창립자 미첼 카포르Mitchell Kapor는 "『감각과 영혼의 만남』은 내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책은 가장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온화한 가슴을 가진 철학과 분석적 엄격함을 가진 영성을 일시에, 그리고 동시에 제공한다. 윌버의 세계로 한번 들어갔다가 나온 후에 세계를 동일한 방식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이 책에 대하여 예찬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윌버 사상의 핵심을 예리하게 지적한 사람들 중에는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토니 슈바르츠Tony Schwartz를 꼽을 수 있다. 『무엇이 정말 문제인가: 미국의 지혜를 찾아서 What Really Matters: Searching for Wisdom in America』의 저자인 그는 윌버의 주저서 중 하나인 『만물의 역사』의 권두언에서 윌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6년 전인 1989년, 나는 직접 내 스스로 지혜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 전국에 걸친 여행길에 나섰다. 여행 도중에 나는 내가 바라는 해답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200명 이상의 심리학자, 철학자, 의사, 과학자들을 인터뷰하며 함께 일도 해 보았다. 그런 후에 『무엇이 정말 문제인가: 미국의 문제를 찾아서』라는 책을 내가 쓰고 있을 즈음에 내가 분명하게 깨달은 사실은, 켄 윌버야말로 학문적으로 자수성가한 대가의 부류에 속한다는 것이다. 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그는 매우 독특한 미국적 지혜의 출현에 있어 가장 설득력 있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매우 높은 경지에 가 있었다.
 
켄 윌버가 『의식의 스펙트럼』을 출판한 지도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이 책은 그가 23세 때에 쓴 것으로서, 그를 아마도 우리 시대의 가장 심오한 철학사상가로 하룻밤 만에 유명인이 되게 만들었던 책이다. 『의식의 스펙트럼』은 그가 대학원에서 생화학 분야 공부를 하다가 도중에 포기한 후 3개월 마나에 집필한 책으로,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의 발달은 서양 심리학에 이미 통상 인정되는 단계를 훨씬 넘어서는 구체적인 여러 단계를 전개해 나간다는 획기적인 주장을 했다. 윌버의 주장에 의하면, 먼저 우리 인간은 개인성의 건전한 분별력을 발달시키고 나서 그 다음에는 궁극적으로 인격적 자아를 초월하는 - 또한 동시에 내포하는 - 보다 폭넓은 정체성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윌버는 그 전까지는 도저히 화해될 수 없는 이질성으로 인하여 등돌리고 있던 프로이트와 부처를 결혼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그의 수많은 독창적 공헌 중에 바로 첫번째로 꼽아야 하는 것이다. ……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어느 누구도 인간 발달의 경로 - 의식의 진화 - 를 윌버보다 더 체계적으로 또는 포괄적으로 기술한 사람은 없었다. 내 여행의 도중에 나는 그들이 애써 조장하고자 하는 진리에 대한 그들의 특정한 견해를 펼치기 위해 당당하게 주장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거의 예외 없이 그들은 다른 것들은 모두 제외시키고 일련의 가능태와 가치만을 예찬하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쪽만을 선택함으로써 그들만의 결론에 도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
 
…… 윌버는 보다 포용적이며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앞으로 나아가면서 신플라톤주의로부터 모더니즘, 관념주의, 포스트모더니즘에 걸친 상반되는 철학적 사조로부터 나온 것뿐만 아니라, 방대하고 본질적으로 상이하게 학제적으로 배열된 여러 학문의 분야로부터 나온 - 예컨대, 물리학과 생물학, 사회 시스템 과학, 예술과 미학, 발달심리학과 관조(정관)적 신비주의로부터 나온 - 모든 진리를 통합하는 정합적 시각으로 그의 통합적 사상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윌버가 보여주는 진리관에 의하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어떤 하나의 진리 주장은 완전하지 않으면서도 정당할 수 있고, 그것이 성립되는 한계 내에서는 옳다는 것이며, 또한 이것은 다른 똑같이 중요한 진리들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윌버가 『만물의 역사』에서 우리에게 알려 주려고 하는 가장 위력적이고 새로운 이론적 도구는 다름 아니라 인지人知의 발달에는 "네 상한four quadrant"이 있다는 진리에 대한 그의 통합적 시각이다. 여러 시대에 걸쳐 수많은 사상가들에 의해 창안되어온 수백 가지의 발달의 지도를 - 생물학적, 심리학적, 인지적認知的, 정신적 영성 발달의 지도를 - 고찰해 보면, 흔히 그들은 진리의 매우 상이한 해석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는 생각이 윌버에게 떠오른 것이다. 예를 들면, 인지 발달의 외적 형태는 객관적으로, 또 경험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윌버가 분명하게 적시하는 것은 이러한 형태의 진리는 그것이 지닌 한계 이내에서만 진리를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간에 인지의 포괄적인 발달은 내면적 차원을 - 주관적이며 해석적이고, 의식과 내관內觀에 의존하는 차원을 - 포함한다는 것을 그는 지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윌버는 내면적이거나 외면적인 발달은 모두 단지 개체적으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인 면과 관련되어서 집합적으로도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래서 진리의 네 상한이 되는 것이다.
 
윌버는 일련의 명백한 예들을 들면서 논증하기를, 진리의 이러한 형태 중 그 어느 것도 다른 것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경우만 예로 든다면 행동주의자는 오직 어느 한 인간의 외면적 행동에 관한 - 혹은 그것의 생리학적 상관성에 관한 - 관찰만을 통해서는 그 인간의 내면적 경험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우리가 이해하는 진리에는 한 종류 이상이 있다는 점을 인식할 경우에만 참으로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놓아준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그리고 그 속의 선남선녀 인간의 존재적 위치에 대해 내가 발견한 가장 풍부한 지도이다. 윌버가 제시하는 바에 의하면 진보의 변증법에서 진화의 각 단계는 그 전단계의 한계를 초월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이 생겨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전단계와 현단계 양쪽 모두 보다 더 의식적이며 완전한 삶을 향한 진정한 탐색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투 노력하는 정신에 대하여 존엄성을 부여하고 축복하는 관점이다. "그 어느 획기적인 시대도 최종적인 것이 될 권리를 부여받고 있지는 않다." 윌버는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 모두는 내일의 먹이이다. 발달의 과정은 계속된다. 그래서 정신은 과정 자체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지 어떤 특정한 획기적 시대나 시기, 혹은 장소에 있지 않다." ……
 
그리고 윌버는 그 어느 진리관에서도 찾아보기 매우 드문 목소리로 가르치고 있다. 그는 진지한 가슴과 진리에의 참여라는 두 과제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는 가능한 한 가장 큰 사진을 찍기 위해 그의 렌즈를 확대시키지만, 그러나 그는 모든 요소를 똑같은 크기로 보기를 거부한다. 그는 질적인 면의 차이를 구분한다. 그는 깊이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 자신은 비록 많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존경심이 넘치지만 자신은 적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그는 전근대, 근대, 포스트모던 철학, 종교, 과학사상의 범주오류와 전초오류pre-/trans-fallacy를 날카롭게 적시하고 심지어 인기 있는 신시대, 신과학 이론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 결과 『만물의 역사』는 우리의 삶에서 우주적 질문에 대해서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 가운데 우리 시대의 혼란스럽고 가라앉지 않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 - 변화하고 있는 남녀의 역할, 환경의 지속적인 파괴, 다양성과 다문화주의, 억압된 기억과 아동의 성적 학대, 그리고 정보화 시대의 인터넷의 역할 등 - 에 대해 독창적인 조명을 비추고 있다.
 
오랫동안 주로 불교사상과 동양학 관련 서적만 탐독해 오던 역자가 우연히 켄 윌버의 사상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알게 된 시기는 거의 7,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전에는 윌버에 대하여 고작해야 범양사 출판부에서 번역되어 나온 『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심리학』(존 웰우즈John Welwood 저/박희준 역)에서 그의 초기 사상인 의식의 스펙트럼에 대해 소개한 내용을 접한 적이 있으나, 당시에는 그 짧은 글을 읽고서 의식의 수준에 대한 스펙트럼이란 물리학적 용어를 도입한 정도의 이론쯤으로 보았기에 별로 감명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미국에 학술발표차 갔다가 서점에서 그의 최초의 저서 『의식의 스펙트럼』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외에도 그의 과학사상에 관한 주저서인 『육안, 심안, 영안Eye to Eye』, 의식의 변용과 통합적 심리치료에 관한 『의식의 변용Transformation of Consciousness』, 그의 문화인류학적 진화사상에 관한 『에덴에서 나와서Up from Eden』, 그리고 그의 영적 성장과 그의 삶에 관한 자서전적 저서 『우아함과 용기Grace and Grit』 등을 저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기공 수련과 정신 세계에 대해 공부해 오던 역자에게는 너무나 놀랐고, 동서양의 모든 종교, 철학, 심리학, 과학사상 등을 망라하는 그의 사상의 방대함과 심오함에 매료당하고 심취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저서를 거의 모두 구하여 읽게 되었고, 특히 그의 사상을 완숙한 경지에서 심오하게 전개한 『만물의 역사』, 『성, 생태, 영성Sex, Ecology, and Spirituality』, 『정신의 눈Eye to Spirit』과 같은 그의 최근의 저서들을 통해 나는 어느 사이에 동서양의 전통 사상과 현대의 철학, 심리학, 과학사상을 상보적으로 통합하는 그의 영원의 철학의 의식의 스펙트럼, 의식의 진화/발달 모형과, 그의 넓은 의미의 체험과학인 심층과학 사상과 진리에 대한 다양하지만 완전한 통합적 시각에서 나온 진리의 네 상한이라는 그의 독특한 심층과학적인 통합적 진리관, 그리고 상승, 하강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성장 변화해 가는 활동하고 있는 정신의 온우주의 홀라키적 세계관 속으로 윌버주의자가 될 정도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상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의식意識 스펙트럼 심리학의 창시자인 윌버는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신시대 철학, 심리학, 종교, 과학 사상 분야의 대사상가로서 그는 열린 의식을 갖고서 진리를 모색하는 세계의 일반 지식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종교사상가/철학자/심리학자/과학사상가이면서 동시에 그는 20대 초부터 수련해온 탄트라 불교/선/명상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피상적으로 알고 있듯이 어느 한 분야의 특정한 신과학적/포스트모던적 진리관이나 신시대 사상을 주장하는 사상가가 결코 아니다. 윌버는 인간의 의식과 연관이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 종교, 철학, 심리학, 과학사상, 문화인류학, 사회학, 미학 등 인지人知의 거의 모든 분야에 - 걸친 그의 방대한 사상을 여러 학회지를 통해 수없이 많이 발표했고, 지난 20여 년 간의 그의 사상의 변천과 성숙은 그의 최초의 저서 『의식의 스펙트럼』으로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저서 『정신의 눈』, 『감각과 영혼의 만남』, 그리고 그의 핵심 사상을 소개한 『켄 윌버의 핵심 사상The Essential Ken Wilber』에 이르는 15권의 저서에 담겨져 있다.
 
『의식의 스펙트럼』 이후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그의 사상을 더욱 심오하고 성숙한 수준으로 전개해 가면서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의 전승 지혜에서 나온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에 대한 영원의 철학적 의식의 전全스펙트럼 모형으로 발전시켜 왔다.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상가로서 윌버는 이러한 의식의 스펙트럼 모형을 기본으로 하고, 육안 심안 영안에 의해 획득되는 순수한 지식으로서의 굳은모hardware, 무른모software, 초월모transware라는 넓은 의미의 과학사상, 즉 심층과학/정신과학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전통 경험과학, 신과학사상, 전근대, 근대, 탈근대의 종교, 철학, 심리학, 실증주의, 신비주의 세계관을 모두 포괄하고 통합하는 그의 홀라키적 온우주론에 바탕을 둔 통합적 세계관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그의 이와 같은 광범위한 심층과학 사상은 『육안 심안 영안』과 이 책 『감각과 영혼의 만남』에 체계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2. 윌버의 통합적 진리관
 
2.1 영원의 철학

영원의 철학이란 말은, 알두스 헉슬리Aldous Huxley가 유명하게 만든 말이지만 라이프니츠Leibnitz가 만들어낸 위대한 종교들의 초월적 신비사상의 요체이고, 윌버가 그의 의식의 스펙트럼 모형과 통합적 진리관의 바탕으로 삼고 있는 동서양 종교와 전승 지혜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영원의 철학/심리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존재와 의식을 최하위의 가장 조밀한, 그리고 가장 단편적인 영역으로부터 최상위의 가장 정묘하고 가장 통일된 영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상이한 차원적 수준을 계층hierarcy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본문의 그림 1.1의 존재의 대원환을 이용하여 윌버가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의식의 스펙트럼 수준은 크게 대략 여섯 가지 주요 수준 - 물질적, 생명기氣적, 이지적, 정묘적, 정신(인과)적, 궁극적 수준 - 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오늘날 수많은 전통 종교와 철학에서는 이 모형을 세분화하고 연장하기도 한다. 윌버는 발달심리학에서의 마음의 세분화된 단계를 추가하여 의식의 스펙트럼 기본 모형으로 그림 1과 같은 궁극에 도달하기 전까지 9계층의 의식 수준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만을 제쳐 두면 모든 주요 전통 종교와 철학은 의식(홀론)의 일반 계층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고 그들 중 대부분은 상세한 부분까지 서로 일치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상이한 차원적 수준이 비록 계층적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은 그들이 근본적으로 상호 분리되거나 이산 격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상이한 수준이지만 순전히 의식의 스펙트럼의 상이한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여러 다양한 수준은 서로서로 상호 침투(상입相入)하고 있는 것이다. 윌버는 이에 대하여 예를 들어가며 매우 설득력 있게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차원적으로 상이한 수준의 세계들은 건너가기 위해 이동해야 할 필요가 있도록 공간적으로 서로 분할되어 있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더 상위의 세계와 더 하위의 세계는 서로 완전하게 상호 침투하고 있는데 그 세계들은 바로 그들의 이러한 상관적 상호 의존적(상의상관相依相關) 활동에 의해 형성되고 지속되는 것이다.
 
각 수준의 의식 세계는 그들의 수준을 구분하는 특성으로 그보다 더 상위의 세계보다 더 제한되고, 또 그들에 의해 제어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더 하위의 의식은 더 상위 세계의 삶을 경험할 수 없으며, 그들에 의해 상호 침투되어 있으면서도 그들의 실재성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각 수준의 의식 홀론의 더 상위의 것은 더 하위의 것을 초월하면서 내포하지만 그 역은 아니다. 더 하위의 모든 것은 더 상위의 것 안에 있지만 더 상위의 모든 것은 더 하위의 안에 있지 않다. 단순한 예를 들면 모든 파충류가 갖고 있는 감각은 사람 속에 있지만 사람의 모든 것이 파충류 속에 있지 않고, 광물계의 모든 것이 식물 속에 있지만 그 역은 아니다라라는 등등이다. 그런고로 신비가나 현인들이 의식의 수준 상호 간의 상관 침투의 형식을 말할 때는 그것은 비대등한 다차원적 상관침투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계층적으로 보면 의식의 상이한 계층 사이에는 어느 상위 수준의 존재(홀론)는 아래 차원의 어느 존재보다 존재론적 위치에  있어 더 상위이며 대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더 하위 세계의 존재가 더 상위 수준으로 그들의 의식을 상승시키게 되면(의식의 변용變容이 일어나면), 더 상위의 세계는 비로소 그들 앞에 드러나게 되며, 비록 그들이 공간 속에서 이동하지는 않았지만 하위의 세계를 통하여 더 상위의 세계로 이동해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그림 1과 같은 의식의 스펙트럼의 어느 주어진 수준에서의 모든 존재는 신분적으로 대등하므로 실제로 동등하게 상호간에 상호 침투(상의相依, 상입相入)하고 있다. 이는 하나 속의 모두, 모두 속의 하나, 일중다一中多, 다중일多中一로 완전하게 홀로그래프적이다. 말하자면 홀로그래프란 단순히 이질적異質的 등계층等階層의 강한 해석이고, 어느 단일 수준에서의 여러 존재(홀론)들의 상호 연결성은 대등하게 일차원적인 상호 침투라는 것이다. 이질적 등계층이란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보다 존재론적으로, 수준적으로 더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주어진 의식 수준에서는 모두가 비계층적이므로 우리는 홀로그래프와 이질적 등계층을 상호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윌버는 영원의 철학과 그림 1과 같은 그의 의식의 전스펙트럼 모형 사이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영원의 철학에서 중심이 되는 개념은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이며 그 개념 자체는 꽤 단순하다. 영원의 철학에 따르면 실재는 일차원적이 아니다. 그것은 눈앞에서 단조롭게 뻗어가는 균일한 실체의 깊이가 없는 단조로운 평원이 아니다. 오히려 실재는 여러 상이하지만 연속적인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현현하는 실재는 가장 낮고 가장 조밀하며 최소의 의식적인 것으로부터 가장 높고 가장 정묘하며 가장 의식적인 것까지 서로 상이한 등급 혹은 수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존재의 연속체 혹은 의식의 스펙트럼의 한쪽 단은 물질 혹은 무정無情의 존재, 비의식적인 존재라고 일컫는 것이고, 다른 한쪽 단은 절대정신 혹은 하느님 또는 초의식적 존재라고 일컫는 것이며, 또한 이는 존재의 대사슬의 전체 위계에서 모든 존재에 스며 있는 바탕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중간은 그림 1과 같은 의식의 스펙트럼 구조로 나타난다.
 
2.2 통합적 비전: 영원의 철학적 통합
 
무엇보다도 윌버의 위대성은 그의 사상이 동서양의 모든 전통 사상에 녹아 있는 위대한 지혜의 전통과 존재의 대사슬에서 나온 영원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 거의 모든 종교, 과학, 철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학파의 사상과 이론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학문과 사상의 상대적 진리를 인정하면서 모두 포괄적으로 포용하는데 있다. 그는 인간 의식에서 나오는 진리 자체가 그의 스펙트럼 의식심리학적 시각에서 보면 다양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윌버에 의하면 모든 학파의 사상과 이론은 약간씩 범주오류와 전초오류PTF, 인지오류는 있지만 특정한 의식의 수준과 시각에서 보면 모두가 이론적/사상적 타당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 포용적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어느 정도 옳다고 다 모아서 만든 단순한 종합적 사상이 아니고, 그는 전통 종교와 현대 과학주의, 심지어 인기 있는 신시대 신과학이론까지도 범주오류와 PTF를 지적하면서 인지認知적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어느 이론이나 사상이든 전적으로 틀리거나 맞는 게 아니고 진실성과 진리성은 있지만 그것은 부분적이며 단편적인 시각임을 드러냄으로써 우리 자신과 우주에 대한 보다 광범위하고 보다 통합적 이해를 향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윌버의 진리에 대한 통합적 완전한 비전이다.
 
이와 같은 윌버 사상의 기본 특성을 보면 영원의 철학을 기본 틀로 하여 윌버는 인간의 의식 수준/의식의 눈/의식의 스펙트럼에 따라 인지人知를 육안, 심안, 영안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서, 인지를 감각적, 이지적, 초월적 자료에 따른 경험분석과학, 이지적 과학, 만다라 과학, 영지과학이라는 네 가지 양태의 넓은 의미의 상위과학으로, 그리고 심안과 영안에서 획득된 체계적인 지식은 심층과학/정신과학으로 정의하여 이를 바탕으로 심오하고 포괄적이며 시스템적 사고에서 나오는 통합적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윌버는 통합적 시각에 따라 부분과 전체를 오가면서 인간의 존재와 실재에 대한 올바른 세계관, 진리에 대한 완전한 탐구는 인간 의식의 모든 수준과 넓은 의미의 과학의 모든 상한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가 말하는 넓은 의미의 과학의 네 상한은 각각 그 자체의 진리의 독특한 형식 혹은 타당성 주장의 형식, 즉 각각 그 자료와 그 증거를 수집하여 체계화되고 정당화하는 방식을 갖고 있음을 참 지식의 세 요건에 의해 논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들 네 상한의 어느 타당한 참 지식도 다른 것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각 진리의 어느 것도 빼내어 없애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윌버는 인간으 내면 의식이 인간 의식 스펙트럼의 모든 수준을 내포하는 완전한 통합적 시각이 되려면 앞에서 언급한 인간 의식의 세가지 눈에 의해 타당성 있게 획득된 지식에 고르게 바탕을 두어야 하고, 이러한 통합적 완전한 시각이 우주와 세계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통합적 비전이라는 것이다.
 
2.3 온우주론의 홀라키적 세계관
 
동서양의 위대한 지혜의 전통에 따른 영원의 철학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와 모든 생명체를 포함한 삼천대천 세계의 이 온 우주는 홀라키적인 존재임을 밝히고 있다. 윌버가 그의 최근의 저서 『성, 생태학, 영성: 진화의 정신』에서 제시한 온우주론을 보면, 존재의 대사슬과 생명의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는 온우주 내으 모든 존재와 생명의 창발과 진화의 특성, 그리고 모든 생명의 상호 연결의 패턴을 20가지 교의(원리)적인 법칙으로 집약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 윌버는 온우주론과 이에 따른 그의 존재론적 세계관을 뒷받침하는 모든 실재에 대한 - 의식과 생명에 대한 - 중요한 네 가지 실상은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실재는 홀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존재계를 포괄하는 온우주는 맨 위에서 맨 아래까지 홀론의 계층적 구조를 갖고 있다. 맨 아래와 맨 위는 단순한 관념적인 표현일 뿐 실제로는 전체란 없고 현재 이 순간의 전체는 다음 순간의 더 큰 전체의 부분이며, 맨 아래로 내려가면 아원자적 입자 홀론보다 더 아래의 쿼크 수준의 홀론에서 아쿼크 수준의 아홀론으로 무한히 계속 내려가지만 현재 물리학의 수준에서는 슈퍼스트링이 춤추는 양자장의 확률 파동의 세계인 자연기氣의 장場만 만날 뿐이다. 다만 궁극적으로 계속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인간 의식이나 현대 물리학적 개념에서의 존재의 실상은 맨 아래와 맨 위, 전체와 부분의 개념과 구분이 사라진다.
 
둘째, 모든 홀론은 작인agency, 공존communion, 초월transcendence, 분해dissolution라는 네 가지 추동력을 공유한다. 먼저, 홀론은 자칫하면 그를 없애려는 환경적 압력에 직면하여 그 자신의 전체성을 유지하고 자기 정체성과 자율성을 보존, 유지하기 위한 능력과 기능인 작인의 인력을 갖는다. 또한 다른 상위의 시스템인 바로 위의 홀론의 부분으로서의 적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존의 인력도 가져야 한다. 이 두 가지에 실패하면 홀론은 없어진다. 다음에는 홀론의 수직적 능력으로서의 인력인 자기 초월성과 자기 분해성을 갖는다. 홀론의 자기 초월적 과정은 진화의 도약과 창조적 점프이다. 이를테면 사물에서 생명으로의 진화를 거친 생명홀론은 사물의 아홀론적 속성을 비환원적으로 스스로 초월한다. 반면에 홀론이 그의 전체성을 유지 보존하는 능력인 작인과 공존을 상실하면 분해되어 버리는 자기 분해성을 갖는다. 홀론의 자기 초월적인 창발적 진화를 - 양자적 진화, 자아실현적 진화를 - 가져오는 추동력의 원인은 단순히 우연이나 일리야 프리고진Ilya Prigogine이 말하는 비평형계의 요동에 의한 갈래치기 현상이라는 말로만 설명할 수는 없고, 온우주 자체의 구조적 짜임의 내재적 원리로서 동양의 이理/도道/법성法性과 서양의 활동하고 있는 정신spirit-in-action이나 창조하고 있는 신god-in-the-making의 섭리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셋째, 홀론은 창조적으로 창발한다. 홀론의 자기 초월적 능력으로 인하여 새로운 홀론이 창발한다. 이를테면 제일 먼저 아원자입자, 다음에 원자, 다음에 분자, 다음에 폴리머(생체고분자), 다음에 세포 순으로 창발한다. 창발된 홀론은 어떤 의미에서 정말 신기할 정도로 새로운 속성을 갖고 있다. 그들은 어떤 방도를 사용하더라도 도저히 그들의 구성요소로는 고스란히 환원될 수 없는 성질과 자질을 갖는다. 이러한 창발적인 조직화의 특성은 자기 조직화의 과정이 진행되는 구성요소 이상의 새로운 속성들이 존재론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홀론은 그 신기성에서, 그 창발성에서, 그 창조성에서 새로운 속성이 생겨나게 되고 새로운 패턴이 드러나고 새 홀론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창발성은 비결정성非結定性의 의미를 갖는데, 이는 이전에는 없던 어떤 창발적 홀론 속성이 과거의 속성에 의해서는 결정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온우주는 창조적 창발성의 양자 도약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이같은 창조적 창발성을 갖는 우주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홀론의 창조성은 - 창조적 창발성은 - 절대정신(절대영)이 관여하는 것이다. 절대정신에 대응하는 불교 용어는 공空이다. 절대정신/공이 사물/형식形色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공으로부터 새로운 사물/형색이 창발되고 새로운 홀론이 창발하는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닌 다른 절대적 원리가 우주를 밀고 있음이 분명한 것이다.
 
넷째, 홀론은 홀라키적으로 창발한다: 홀론은 언제나 위계적으로 창발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일련의 증가하는 전체/부분으로서, 유기체는 세포를 포함하나 그 역은 아니며, 세포는 분자를 포함하나 그 역은 아닌 것이다. 이는 피할 수 없는 비대칭성과 위계성, 즉 홀라키를 구성하는 것이다. 각각의 더 깊고 더 높은 홀론은 자기보다 더 아래의 것들을 내포하면서 그 스스로의 새로운, 그리고 더 확대된 패턴이나 전체성을 추가한다. 즉 이것을 새로운 전체로서 정의하게 될 새로운 코드나, 규범이나, 형태학적 장morphic field 혹은 작인을 추가한다. 따라서 단순한 전일주의全一主義와 홀라키적 전일주의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것이다. 모든 존재는 홀론이고 위계 구조를 가지며 더 상위의 더 높은 차원은 맨 위에서 맨 아래로 무한 중첩되어 있으므로 전일성은 홀라키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보다 실제적으로 홀라키의 특성을 고찰해 보면 자연이나 생명 홀론의 홀라키에서 어느 홀론이 그의 위치를 망각하고 찬탈에 의해 전체를 지배하려고 시도할 때 그 생명 홀론은 병리적이거나 지배적인 위계를 갖게 된다. 이를 테면 암세포는 신체를 지배하고, 억압된 에고는 유기체를 지배하는 등등이다. 병리적인 홀라키에 대한 치유는 홀라키 자체를 제거하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 그것은 여하튼 불가능한 일이지만 - 오히려 그 오만한 홀론을 사로잡아 자연스런 홀라키로 그것을 돌려서 통합시키는 일이 바람직하다.(kayjaykim: 이 부분 글자색은 제가 임의로 구분한 것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윌버의 자연과 생명, 의식의 진화의 모든 수준을 포함하는 전일적인 홀라키적 온우주론의 세계관 속에 윌버의 독특한 홀라키적 세계관이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홀라키적 존재론/온우주론이 윌버의 존재론과 세계관의 기본 패러다임이다. 그리고 윌버는 생명, 의식의 창발과 진화의 원동력(동인력動因力)이 생명체의 절대영성spirituality에서 나오며 이를 윌버는 활동하고 있는 정신(절대영성, 절대영), 즉 진화의 정신으로 보았다. 윌버의 온우주는 원래 피타고라스 학파의 우주에 대한 정의인 kosmos를 채택한 것으로, 이는 사물 우주(세계)cosmos(물질권physiosphere), 생물계bios(생물권bio sphere), 정신계phyche(인지권人知圈/nous/noosphere), 신계神界/theos(신성의 영역theosphere/divine domain)를 모두 합친 총체적 온우주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윌버는 그의 정신과학적 영원의 철학에 따르는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의 다차원적 온우주론의 홀라키적 세계관에서, 각 수준에서의 부분과 전체의 상호 투영성, 전일적이며 관계적인 시스템적 존재관을 기본 패러다임으로 정립하게 되었고 모든 것(모든 수준과 차원)은 다른 모든 것과 서로 연결됨으로써 여러 수준/차원이 상호 침투되어 있는 생명의 그물망을 형성한다고 보고 있다.
 
2.4 동서양의 통합적 진리관
 
윌버의 사상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전일적/시스템적/통합적 사고에서 나온 동서양의 전통 종교와, 철학의 공통된 전승 지혜에서 나온 사상인 존재의 대사슬에 대한 영원의 철학에 바탕을 둔 홀라키적 온우주론에 따른 세계관이며 진리관이다. 이 온우주의 모든 존재와 의식의 창발과 진화의 동인動因이며 주체인 활동하고 있는 정신은 헤겔의 용어이지만, 헤겔의 관념론적 의미와는 달리 윌버의 절대정신은 초기에는 힌두의 베단타 철학의 아트만atman(진아眞我)과 상주 불변의 절대존재로서의 브라만 사상에 가까웠고, 지난 20여 년 간 그의 사상이 성숙해지면서 점차 그 의미가 보다 포괄적으로 대승불교의 진여자성眞如自性, 화엄사상의 일승법계一乘法界적 법신法神사상 쪽으로 그 축이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비록 윌버가 그의 핵심 사상을 서양철학/심리학 용어로 표현한다고 해도 그의 절대정신은 불교의 공, 진여자성에 대응하고, 활동하고 있는 정신으로서의 아트만의 진화evolution/퇴화involution는 업력業力에 의해 윤회 도상에 있는 아라야식에 대응한다. 그리고 다차원적 세계의 계층간의 비대등한 상관 침투(투영), 계층 내의 대등한 상호 침투는 화엄의 사법계四法界(사법계事法界, 이법계理法界,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의 상즉相卽, 상입相入, 상의상관相依相關의 연기적緣起的 세계관이 진하게 배어난다. 말하자면 그의 온우주의 홀라키적 창발과 진화의 세계관에서 존재의 유일자唯一者로의 상승과 다자多者로의 하강의 원리와, 활동하고 있는 정신에 의한 아트만의 정신으로의 깨어남을 향한 진화와 아트만 투사atman project로 인한 정신으로부터 물질 수준으로의 퇴화의 원리는 계층간의 비등가적 홀라키적 상관 침투와 계층 내의 대등한 홀로그래프적 상호 침투와 함께, 다즉일 일즉다, 상즉상입이라는 대승불교의 화엄사상의 연기적 세계관과 회통하는 개념이다.
 
또한 윌버는 『육안, 심안, 영안』에서 카르마(업력)에 의한 인과응보를 생명 윤회의 원리로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연기적 윤회사상도 그의 역동적 온우주론에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말하자면 윌버는 활동하고 있는 정신에 의해 불상부단不常不斷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자기 창조와 자기 변화하는 온우주의 상승, 하강, 진화, 퇴화(성주괴공成住壞空, 생주이멸生住離滅)의 영원한 반복을 구사론俱舍論의 윤회관과 화엄의 법계法界 연기관緣起觀의 관점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또한 그의 사상이 동서양을 통합하는 진리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의 세계관은 소승불교의 연기적 윤회관, 대승불교의 중도공관中道空觀, 화엄의 일승법계적 연기一乘法界的 緣起사상과 완전히 회통하는 사상이다.
 
또한 그의 정신을 절대정신/우주심/우주 의식/하느님/유일자/단자單者/절대자 등과 같은 모든 서양의 절대존재의 개념으로부터 힌두의 브라만, 불교의 공, 진여자성, 도교의 도, 무극 등에 이르기까지 회통하게 사용함으로써, 그의 정신은 모든 동서양의 절대존재, 궁극적 실재의 개념을 모두 수용하고 흡수하면서 절대진리는 언어도단言語道斷의 불립문자不立文字적인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심오한 그의 세계관/진리관은 실로 동서양의 모든 사상이 진정으로 만나는 영원의 철학적 통합 사상임을 알 수 있다.
 

3. 과학과 종교의 통합의 길
 
3.1 혼돈의 시대의 과학과 종교의 화해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근대 경험과학은 17세기 갈릴레이와 케플러에 의해 시작되고 뉴턴과 데카르트에 의해 확립된 결정론적 인과율, 환원주의적, 기계주의적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지난 200년 사이에 급격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근대 과학은 전근대시대의 종교의 시녀 격인 위치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오히려 실증주의, 경험주의라는 막강한 무기로 무장하고서 옛 상전인 전근대 종교를 공격하면서 신화적 교리만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세계와 영성에 대한 진리성마저도 전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근대 과학은 근대 세계와 포스트모던 세계의 이념, 사상, 문화, 예술 등 거의 모든 면을 지배하면서 절대적인 권위로서 근대와 포스트모던 세계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근대 과학의 실증적 경험과학주의가 초래한 내면 세계의 붕괴, 이로 인한 가치권의 분열, 그리고 근대 과학기술이 가져온 20세기 자본주의 고도 산업사회의 착취와 수탈의 지배구조는, 과학과 종교의 대립, 종교와 종교의 대립, 과학과 신과학의 대립, 정치, 이념, 경제, 사회, 문화, 도덕 전반에 걸친 전근대, 근대, 탈근대 사상 사이의 지역적, 국가적, 계층간의 대립 갈등, 전통 과학과 종교 모두를 해체하려는 포스트모더니즘, 뉴에이지, 신 패러다임 사상의 난무, 근대 자본주의 산업화과 초래한 생태, 환경, 생명 파괴로 인한 생태계와 인간성의 황폐화 등을 초래하였다. 그 결과, 20세기는 대립 갈등과 혼돈으로 점철된 상극의 시대이며 혼돈의 시대로 기록되고 있다.
 
이제 막 그 상극과 혼돈의 20세기가 지나고 21세기가 열리고 있는 오늘의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도 혼돈은 전지구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사이에 20세기를 지배하던 과학, 기술의 패러다임들은 사라지고, 지금 지구촌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화와 디지털 정보통신(IT) 혁명과 DNA 생명과학, 생명복제 기술의 혁신에 따라서 고도화된 디지털, IT 과학기술, 생명공학/생체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고도의 지식산업, 자동화, 사이버, 스마트화 산업, 생명산업 중심의 소위 디지털 경제 패러다임으로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전환기적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와 같은 전환기적 시대상황 속에 하루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인터넷화, 자동화, 사이버화, 스마트화(지능화)되어 가고 있는 산업, 경제, 문화, 사회, 생활 전반의 어지러울 정도의 변화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압도당하고 있고, 물질중심적 실증주의적 사고가 팽배하면서 나타난 과학 지상주의가 우리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윌버가 말하는 깊이가 없이 단조로운 평원적 의식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우리 인간은 과학기술 문명에 예속화되어 가고 있다.
 
그 결과, 전통 종교와 전통 가치관, 심층적인 정신 세계에서 나온 신비주의적인 세계관은 급격하게 해체되었고, 이미 박제된 지 오래된 전근대 전통 종교는 광신자나 맹신자를 제외하고는 실증주의적 사고에 빠지거나 과학주의에 압도된 오늘날 대부분의 지식인과 신세대들에 의해 폐기처분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더구나 오늘날 자라나는 세대는 사이버 공간의 가상현실 세계와 현실 세계를 점차로 혼동하고 있고, 머지 않아 인류의 재앙을 앞당길지도 모르는 인간 복제의 문제도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정신 세계를 부인하거나 영성을 상실한 인간들의 생명 경시로 인한 잔혹한 살상의 광기는 점차로 심화되어 가고 있고, 이를 우려하는 전통 종교는 아직도 신화적 교리를 내세우고서 인류의 종말론적 위기를 경고하며 내세의 구원과 영성의 부활을 외치고 있으나 이러한 종교의 외침은 무기력함 속에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포스트모던 사회의 바이오로봇화, 기계인간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인류의 미래는 불확실한 상황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인류의 현재의 비극과 앞날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영성을 상실하게 한 실증주의적, 경험주의적 근대 과학과 신화적 교리만을 강요하고 있는 전근대 전통 종교 사이의 상호 불신과 혐오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때로 과학과 종교는 서로 화해와 포용을 모색하기도 하고 있고 열린 의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신과학적 또는 포스트모던적 통합 방식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양쪽 진영의 정통 근본주의자들은 서로를 경멸하고 적대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은 점차 심각해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대세는 과학 쪽이다. 과학은 점차로 인간의 사고와 의식을 깊이가 없이 단순화시키면서 물질적인 우주, 눈에 보이는 세계에만 집착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전근대 종교는 신화시대에나 맞는 신화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고 있어 과학적 사고에 젖은 현대인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현대인들은 종교를 나름대로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무지하고 오염된 영성주의자들에 의해 신무속신앙, 신우상숭배, 오컬트적 사고로 치닫고 있다.
 
말하자면, 유물론자/실증주의자와 같이 물질 세계 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의 눈이나 정신의 눈이 없는 맹인과도 같은 사람이고, 이같이 정신 세계와 영성을 부인하는 맹인 같은 사람은 스스로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바이오로봇이 되려는 사람이다. 반면에 종말론자, 광신적 사교집단, 심령술사, 맹목적 신비주의자들과 같이 영성에 무지한 현대인을 혹세무민의 사술邪術로 그릇된 길로 인도하여 건전한 영성에 눈을 뜨지 못하게 하고 있는 오염된 의사 영성주의자들도 21세기 새시대에는 추방되어야 할 위험한 존재들이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오늘의 현대 인간이 지난 200년 간의 근대화 과정에서 상실한 영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전통 종교와 경험과학이 참 종교와 참 과학으로 거듭나는 데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먼저 아직도 신화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전통 종교가 현대 과학적 진리를 받아들이면서도 초월적 정신 세계의 진리의 실상과 인간의 정신적, 영적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찾게 함으로써 참 종교로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반면에 정신 세계를 부인하는 경험과학도 육안으로만 검증되는 실증적 경험주의만 진리라고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윌버가 말하는 넓은 의미의 유연한 경험(체험)자료에 바탕을 둔 심안에 의한 이성적 자료와 영안에 의한 초월적 자료 모두를 윌버가 제시하는 과학적 방법(타당한 지식의 세 요건)에 의해 검증하여 넓은 의미의 심층과학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초월적 세계의 실재성, 진리성도 참 과학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통 과학자나 과학주의에 압도된 일반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는, 보이는 세계만 인정하는 물질중심적, 실증주의적, 경험주의적 닫힌 사고가 무엇보다도 넘기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위대한 물리학자, 양자역학의 거장들이 모두 관념론자이거나 범신론자나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단조로운 평원적 의식에서 나온 전일주의나 시스템 이론적 신과학이나 신물리학에서 벗어나서, 직관적으로나 또는 관념적으로나마 물질적 자연계의 너머에 존재하는 로고스나 초월적 신비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열린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추앙받는 아인슈타인조차도 스피노자와 피타고라스를 절충한 범신론적 신비주의 관점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우주적 종교 감각이야말로 과학적 탐구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고 생각했다. 이에 반하여 오늘날 대표적인 양자론적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Steven Hawking은 극단적인 실증주의자로서, 그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인간 원리주의자이고 컴퓨터 바이러스도 생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철저한 반영성주의자이다. 호킹이야말로 과학주의에 빠져서 눈이 먼 대표적인 실증주의 과학자이다.
 
한편 알고 보면, 생명이나 존재에 대해 과학적 마인드를 소유하면서도 영성이나 초월적 신비의 세계/정신 세계에 눈이 뜨이기 전에 예비 단계로 이러한 정신 세계에 대한 열린 의식을 갖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손쉬운 비유를 들자면, 컴퓨터만 해도 굳은모H/W, 무른모S/W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작동하려면 전기적 에너지모energy ware(E/W)가 있어야 하고, 컴퓨터로 개발하고 조작하는 인간 두뇌의 창조력은 (컴퓨터 입장에서는 신의 존재와도 같은 인간의 두뇌에 의해 시스템이 설계되고 작동되는 컴퓨터 시스템 굳은모와 무른모에게는) 마치 초월모transcendental ware(T/W)로서 필요로 하는 것과도 같이,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억만 배 더 복잡한 생명 유기체인 인간은 당연히 육신(굳은모), 생명기(에너지모), 마음(무른모), 혼, 정신(초월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수련을 통해서나 종교에 의해 직접 체험은 못한다 해도 마음의 눈(심안)만 열려 있다면 최소한 초이성적/초이지적/초합리적 정신 세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비전 논리적 의식과 유비적 직관에 의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직관의 눈을 뜨게 하는 또 다른 쉬운 예를 들어보자. 생명체의 세포 하나가 복잡한 화학공장보다 더 복잡한 과정을 가진 생체 시스템이고, 우리 인간의 경우 60조 개가 넘는 그러한 세포가 정묘하고 신비한 조화로서 항상성을 갖고 자율적으로 생명체를 유지시키고 있고, 그것도 고도의 이지적이고 지성적이고 정신적인 삶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단순히 물질적, 기계적인 시스템으로 가능하다고 볼 수 있겠는가? 오히려 과학을 하면 할수록 생명체의 오묘함과 신비스러움 속에 창조의 신성이 깃들어 있고, 보이지 않는 초월적 세계의 법칙(도道, 리理, 법성法性)과 신비한 힘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인간 지능의 시뮬레이션은 컴퓨터가 차세대로 발달되면 가능하게 되겠지만 고도의 도덕, 예술, 직관, 창조의 심오한 정신 세계를 지닌 바이오로봇을 정말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떻게 그것을 기계적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우리가 과학적으로 그 원리를 증명할 수 없는 초상 현상, 꿈의 현상, 텔레파시, 염력, 투시, 투청, 예지豫知, 심령 현상, 최면에 의한 전생 퇴행, 임사 체험 등과 같은 것은 너무나 많다. 조금이라도 열린 의식을 갖고 보면 곧 물질 세계만이 아닌 초이지적/초합리적 신비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 초자연/초월적 신비 세계/정신 세계가 이 물질적 우주의 현상 세계를 지배하면서 밀고 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러한 세계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직관으로 아는 사람에게는 윌버가 말하는 통합적 진리관이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닫게 해주듯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따라서 과학과 종교의 통합은 심층적 진리관에서 나온 결과로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심층과학에 대한 올바른 앎과 정신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열린 의식을 바탕으로, 실증적 경험주의만을 인정하는 경험과학과 신화적 교리를 문자 그대로 고집하는 전통 종교 사이에 상호 이해와 진정한 화해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며 나아가야 하는 것이 오늘날 포스트모던 세계에 사는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리고 나서 윌버가 말하는 통합적 진리관에 따라서 전근대의 전승 지혜에서 나온 영원의 철학적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온우주의 대홀라키)과 근대의 가치권의 차별에 의해 밝혀진 진리의 네 상한/3대 가치권과의 통합을 통한 종교와 과학의 진정한 통합을 향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를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3.2 뉴밀레니엄시대의 과학과 종교의 통합 패러다임

근대 과학과 전근대 전통 종교 사이의 통합은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아직은 풀리지 않는 화두 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 윌버가 적시하는 과학과 종교 사이의 다섯 가지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관념론적이거나 포스트모더니즘적이거나 신과학적인 접근에 의한 다양한 통합 시도들이 있었지만 극히 일부만이 호기심 차원의 관심을 끌었을 뿐 모두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 『신의 과학: 과학과 이브의 창조론의 조화The Science of God』(슈뢰더 지음, 이정배 옮김, 범양사출판부)라는 책에서, 슈뢰더는 창세기의 창조의 6일 간의 의미 속에 빅뱅의 150억 년이 들어 있다는 자기 방식의 수리적 추리로 과학과 종교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식의 흥미는 있지만 엉뚱한 발상으로 기독교 창조론을 경험주의적 현대과학에 의해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하려고 하는 시도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학적 사고에 젖은 이성적인 현대인에게 과학과 종교의 통합이 당장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해도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최소한 화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 것은, 바로 윌버가 말하는 이성적인 현대인에게 그럴싸하게 들리는 신물리학과 신과학적 직관과 유비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그럴싸함 논법들이다. 예컨대, 이 책에서 윌버도 지적하고 있지만, 카프라는 양자물리학과 동양사상의 유사성을 통해 자연 현상 너머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 신비의 세계를 드러내고자 시도했고, 데이비스는 양자론적 천체 우주의 과학적 발견을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알 수 있거나,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신물리학자나 뉴에이지 과학사상가들이 빅뱅 급팽창 우주론에서 시공간 이전에 비물질적 로고스logos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든가, 과학이 빅뱅을 발견했으므로 과학 스스로가 하느님을 지향하고 있다는 주장이나, 또는 자연의 이면에 불가사의한 예지적인 어떤 것이 있다는 주장 등을 펴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윌버가 지적하듯이 일반인들에게는 모두 그럴싸함 논법으로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통 과학자들은 가벼운 관심 정도나 황당한 논법으로 간주하고 있고, 정관의 눈(영안)이 깨어 있어 정신 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성의 눈(심안)에 의해 초월적인 세계를 넘보려는 어리석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윌버는 그럴싸함 논법뿐만이 아니라 왜 낭만주의자, 관념론자, 포스트모던적 신 패러다임주의자, 해체주의자들에 의한 통합을 향한 종래의 시도들이 모두 실패했는가를 체계적으로 설득력있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즉 과학과 종교의 통합은, 분명 복고적 낭만주의와 같이 과거로의 회귀에 의해서나, 포스트모던 신 패러다임주의자들의 해체와 이론주의에 의해서는 결코 가능한 것이 아니란 점을 윌버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진정한 과학적 방법(타당한 지식의 세 요건)은 육안뿐만이 아니라 심안과 영안에 의해 획득된 자료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하고, 그래서 그가 말하는 진리의 네 상한의 심층과학적 네 상한/네 차원 특성이 주요 전통 종교에서 나온 영원의 철학의 존재의 대사슬의 다수준과 어떻게 서로 상응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통합적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윌버는 과학과 종교의 진정한 통합의 길을 밝히고 나서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종교는 신화적 교리를 강요하지 말고 오히려 각 종교의 창시자와 성현들의 전승 지혜에 충실해야 하며, 반면에 과학은 편협한 육안에 의한 경험주의적 경험과학이 아닌 인간의 세 가지 수준의 인지 능력(육안, 심안, 영안)에 의한 심층적 경험(체험)과학으로서 과학적 방법의 세 요건을 만족하는 것은 모두 심층과학으로 인정해야 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진리에 대한 통합적 시각과 함께 자연스레 과학과 종교의 통합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윌버는 이 책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하여 극단적으로 적대적인 관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나름대로의 화해와 포용의 방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것이고 별개의 문제라고 무관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과학과 종교는 진리에 대하여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지 서로 적대적이거나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특히 그는 앞에서 언급한 그의 통합적 진리관에 바탕을 두고 과학과 종교 양쪽 진영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용어로, 그리고 서로의 화해와 통일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통합의 방법을 명석하고 분명하게 전해 주고 있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된 지금 아직도 실증주의적 경험과학과 과학 지상주의의 최면이 걸린 수많은 현대인들이 부지불식간에 과학주의적 사고와 깊이가 없고 단조로운 의식에 갇히게 됨으로써 눈에 보이는 물질적 세계의 실재성만을 인정하고 정신, 영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는 그 실재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실증적, 경험적 인지의 회로에 빠져 단조로운 평원적 의식에 갇혀 있는 현대인들이 과학적 진리에 대한 심층적이고 통합적인 시각과 정신 세계에 눈을 떠서 열린 지식을 갖게 될 때 비로소 과학과 종교의 통합의 길이 기초가 놓여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전근대 종교의 신화적 교리를 맹신하는 종교인들이 신화는 그냥 신화로서 받아들이되 종교의 참 가치는 동서양 종교의 창시자와 성현들의 전승 지혜에서 나온 영원의 철학/종교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명상, 기도, 수행을 통한 초월적 세계에 대한 신비 체험과 정신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영성은 정관/명상/기도를 통해 깨어나게 하되 초월적 세계의 실상에 대한 참된 앎은 정신과학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과학과 종교의 통합은 결코 어려운 탁상공론만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실적 장애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통합의 길을 제시하게 위해 이 책 『감각과 영혼의 만남』에서 윌버는 과학과 종교에 대한 단순히 선호하는 어떤 편향된 하나의 포스트모던적 통합 방향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한 마디로 동서양의 전승 지혜의 핵심인 영원의 철학/영원의 종교에서 말하는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의식의 스펙트럼)의 각 수준과 근대성의 존엄성인 가치권의 차별화로 인한 진리의 네 상한 사이의 통합적 대응이라는 진리에 대한 완전한 시각을 통한 통합 패러다임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존재의 대사슬/대원환에서 나온 온우주의 대홀라키의 각 수준에는 과학, 도덕, 예술의 3대 가치의 네 상한적 차원이 존재한다는 통합적 진리으 구도를 통해 과학과 종교의 진정한 통합 패러다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자면 앞에서도 강조한 바와 같이 윌버에 의하면, 과학과 종교의 통합은 전근대 종교의 존재의 대사슬과 근대성의 가치권에 대한 차별화와의 통합이므로 대사슬(존재의 각 수준, 의식의 스펙트럼, 의식의 기본 구조)의 각 수준을 다시 네 상한이라는 대등하지만 서로 상관되는 차원으로 구분함으로써, 존재의 각 수준에서는 3대(과학, 도덕, 예술) 가치권들이 의념적(내면적, 개체적), 행동적(외면적, 개체적), 문화적(내면적, 집합적), 사회적(외면적, 집합적)으로 차별화되고 통합된다는 것이다. 윌버가 제시하는 과학과 종교의 이와 같은 통합은, 우리가 열린 의식을 가질 때 "과연, 진리에 대한 접근과 그 표현은 다양하지만 진리는 심층적이며 상보적이고 통합적인 조망으로 보아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그러한 통합 패러다임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21세기에 우리 인류가 상생의 시대, 영성의 시대를 열어나가려면 참 과학적인 진리에 대한 올바른 혜안을 가진 과학적 예지로 빛나는 종교인과 영성의 체험을 못하여 영안(정신의 눈)은 뜨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정신 세계를 직관이나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심안을 가진 과학자들이 서로를 열린 의식으로 이해하고, 서로를 포용하며, 종교의 전승 지혜와 과학의 진리를 심층적인 완전한 시각에서 바라볼 때 자연스럽게 과학과 종교는 하나의 진리관으로 통합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통합 패러다임이 보편적인 진리관으로 정착하는 날이 오면 영성을 상실한 오늘의 우리 인류는 뉴밀레니엄의 21세기 상생相生의 시대, 영성의 시대에 고도의 과학기술 문명을 누리면서도 정관/명상/참선/요가를 일상화함으로써 지혜와 영성이 넘치는 신인류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출처 : 감각과 영혼의 만남, 범양사, 2000

 
 


게시물수 15건 / 코멘트수 15건 RS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Ken Wilber 사상의 본질"(조효남) 및 그에 대한 소개와 저서들 정강길 27504 05-12
15 켄윌버의 졸저<통합심리학>에 부쳐.. (1) 고골테스 2553 05-24
14 「에덴을 넘어」읽던 중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질문 (1) 고골테스 6734 09-02
13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조옥경 역 / 학지사) (1) 정강길 13204 10-20
12 켄 윌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기/Grace and Grit (조옥경) (6) 미선이 13248 10-15
11 'Ken Wilber의 의식발달 단계'와 그에 대한 논평 정강길 14311 06-21
10 Wilber and Whitehead 정강길 12298 04-25
9 이제는 '초월'이 아닌 <포월>(包越, envelopment)하기 (4) 정강길 18616 04-24
8 윌버의 『Sex, Ecology, Spirituality』 (2) 정강길 7896 04-01
7 삶, 종교, 우주, 모든 것에 관한 통합적 접근 방법 - 켄 윌버, 『통합 비전』(물병자… 정강길 10894 02-02
6 Ken Wilber 사상을 비평/비판한 다양한 학자들의 자료 목록 정강길 9032 10-30
5 Whitehead and Wilber 관리자 19006 09-16
4 현대, 미래 사회에서의 종교의 역할에 관한 켄 윌버와 트랄레그 링포체의 대화 (曼華… 정강길 9981 05-19
3 윌버의 사상과 통합적 진리관 (조효남) 정강길 9246 06-06
2 "Ken Wilber 사상의 본질"(조효남) 및 그에 대한 소개와 저서들 정강길 27504 05-12
1 켄 윌버(Ken Wilber)가 말하는 세 가지 눈 정강길 15645 01-19



Institute for Transformation of World and Christia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