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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시간의 두 가지 성격 - 소멸과 불멸    
  글쓴이 : 미선 날 짜 : 23-01-03 03:38 조회(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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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두 가지 성격 - 소멸과 불멸
- 2022년이 지나가고 2023년 새해를 맞이하며..

시간은 환상인가? 실재인가? 이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분분하다. 시간이 환상이라면 위치 이동의 운동이나 변화 역시 환상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이를 한 해 더 먹는다는 것 역시 그러한가.

현존 악보 중 가장 오래된 악보로 간주되는 <세이킬로스의 비문>Seikilos Epitaph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동안, 빛나기를!
결코 슬퍼하지 말기를!
인생은 찰나와도 같으며
시간은 끝을 청할 테니.


여기서 살아 있는 찰나의 인생은 어떤 의미로 시간이 끝을 청한다는 무지막지한 운명의 수렁에 처해있음을 함축하고 있다.

살아있음의 현존은 한시적이며 언젠가는 끝을 만나게 된다.
소멸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녕 끝이 되는가? 이를 테면 우리네 진화의 그 최종 끝은 열역학 법칙에 따라 열적 평형 상태로만 마감되는 것인가?

그런데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에는 다음의 라틴어 경구가 하나 소개되어 있다.

Pereunt et imputantur (시간은 소멸하여 해명을 위한 방도로 축적된다)

(* 역자인 오영환 선생의 번역을 참조한 것인데 웹스터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pereunt et imputantur : they (the hours) pass away and (yet) are accounted for : the past vanishes but is evident in our increasing age 시간은 지나가지만 설명된다. 과거는 사라지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는 명백해진다.



(* 사진출처 Wikipedia)


어쨌든 우주의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는 그러한 시간의 거스를 수 없는 진행에 함께 올라타 있다.

그런데 시간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는 가르침의 저장고다.

현재는 과거를 참조하지 않으면 미래의 살 길을 도모하기 힘들 것이다.

개인의 역사만 하더라도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로 자신이 믿는 어떤 질서적 신념을 점차로 견고하게 형성해간다. 이는 지나간 과거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몸에 배인 학습의 결과일 수 있다.

나이를 먹고 성숙해진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삶을 흘러가는 시간에 아무렇게나 방치해둔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어떤 유효한 질서들을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시간을 온전히 성찰하고 있는 노인은 진실로 지혜롭다. 시간을 통해 축적된 경험들은 그 자신에게는 이미 훌륭한 자산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균형적인 다양한 폭넓은 시각이 아닌 과도하게 편향된 경험에만 몰입되어 있다면 지혜보다는 오히려 아집으로 묶이게 된 노환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육체가 늙는 것은 필연일 수 있지만 정신이 늙는 것은 선택이다.

시간이 마냥 소멸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불로장생을 꿈꾸는 오늘날 현대의 과학기술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노화를 질병으로 보면서 더이상 늙지 않는 방법을 계속해서 간구해가는 것이다. 이때 이전의 지나간 연구들은 미래를 위한 유익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미 많은 학문적 연구들은 과거를 참조하지 않으면 안되며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해가는 방향을 추구한다.

이처럼 시간은 항상 소멸로만 치닫지 않는 성격도 있다. 어떤 뭔가를 계속해서 남겨놓고 있기에 해명 또는 설명을 위하여서도 점차로 쌓여가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세포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 않았었다. 세포는 자살을 선택하고 사라졌지만 그 이후의 생물의 진화는 무수한 다양한 생물 진화의 경험 세계를 열어놓았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현재적 결단이자 선택이다. 결국 현재의 선택이 흘러가는 시간을 통해 무엇을 취득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해진다.

우리가 지나간 시간을 통해서도 배우거나 얻는 것이 전혀 없다면 우리의 일생도 한낱 덧없음의 의미로 소멸되기 십상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우리의 배움터로 삼아서 계속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를 실현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계속해서 넘겨준다면

우리는 그러한 존속을 통해 시간의 소멸을 통한 어떤 불멸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모험의 길을 개척하는 중일 수 있다.

그 중요한 불멸의 가치들이란 시간의 소멸을 맞이하면서도 여전히 그 빛을 바래지 않는 어떤 탁월성이나 위대함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중요한 가치들을
지나간 시간들 속에 파묻혀 있던

고전에서도 찾기도 하고
종교에서도 찾기도 하며
과학에서도 찾기도 하고
예술에서 찾기도 한다.

또한 어떤 이의 빛나는 삶을 통해서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그 중요한 가치의 실현을 체득하고선
이를 다시 주변에 알리거나 후대에 전해주기도 한다.

무릇 현존하는 모든 것들은 시간을 비껴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는 지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은 한낱 덧없음으로 소멸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어떤 중대한 가치의 실현을 통해서 소멸되지만 계속해서 존속하는 어떤 불멸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 관건은 지나간 시간들에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우리 자신의 안목과 그에 따른 현재 선택의 결단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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