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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    
  글쓴이 : 어리버리 날 짜 : 08-05-27 18:07 조회(733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f001/1273 


안녕하세요. 정강길 선생님. 대전 생명나무교회 한창승목사입니다.

 

 

선생님의 글과 강의에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누렇게 뜬 낡은 덮개를 벗어버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끼게 하기에 많은 기쁨과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해가 좁은 까닭에 몇 가지 궁금함을 채우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오늘은 ‘신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해하고 궁금하게 여기는 것을 먼저 말함으로 선생님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초월적 유신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은 신인식에서 초월적 유신론을 시작으로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짐으로 신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그래서 초월적 유신론-> 이신론->

 

범신론-> 무신론 그리고 범재신론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하십니다.

 

유독 근본주의적 신앙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교회의 특성상 초월적 신관부터 역사적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신인식의 변화를 위하여 참으로 어쩔수 없는

 

설명인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구의 기독교가 근대화-> 탈근대화를 겪으면서 생긴 그들의 인식 변화는 당연합니다만, 한국 교회는 좀 다르다고 생각되며,

 

이런 설명이 크게 유용할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서구사회의 초월적 유신론은 세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바탕이 되었던 반면에 한국사회에서 초월적 유신론은 역동적인 근현대사에서 도피의 도구로 사용

 

되었던 점에서 크게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이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그 삶과 사회의 성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됨에는 이견이 없습니

 

다. 그러나 세계관은 욕망을 합리화하는 도구로서 역할이지 욕망자체를 규정하는 유일한 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초월적 유신론은 기독교가 가

 

지고 있는 현재적 역동적인 성격을 왜곡하는 역할을 하였지만, 시대에 따라 그 성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며 문화에 따라 그 성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고

 

생각됩니다. 때로 초월적 유신론은 개인적으로나 특정한 역사에서 아주 강한 실천력을 가져왔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많이 알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은 서구의 초월적 유신론으로 보기보다는 이미 역사성을 잃어버린 불교의 도피적 성격과 사회성을 잃어버린 무속적 신비주의

 

가 결합된 종교다원적 세계관이 아닌가 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초월적 유신론 자체에 대한 논쟁의 의미는 모두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모호할 수밖에 없다 라

 

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서구의 초월적 유신론이나 한국교회의 도피적 종교관보다는 이에 투영된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적 욕망이 더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교

 

회가 겉으로 두른 우아한 고대의 낡은 세계관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적 욕망을 종교적으로 풀어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주의나

 

자본주의적 욕망이 어떻게 초월적 유신론이라는 외투를 두르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 아닐까 합니다.

 

 

두 번째는 신인식에 대한 합리성의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작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인식의 변화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를 합리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과의 관계

 

는 인식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나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이라는 개념자체가 인간의 의식의 범주를 넘어서기에 이미 존재를 증명하기 어려운 말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고 포에르바하이후 무수한 무신론자들이 말

 

하는 ‘경험 속에 나타난 욕망의 결합’은 더더욱 아닌가 합니다. 신이란 말은 이미 무수한 종교적 체험들이 경험 가운데 축적되어 나타난 총체적인 말, 곧 선험

 

적인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로 증명할 수 없지만 각 사람의 경험 가운데 이미 존재하는 말, 이것이 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렇

 

다면 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어떤 의미가 있을런지요? 의미보다는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자가 말하는 ‘道可道 非常道 名

 

可名 非常名’이 신인식에 초석이 되지 않을 까 합니다. 곧 ‘신에 대한 합리적 규정으로 신의 존재로부터 출발하여 신의 존재와 대화’하기 보다는 ‘신에 대한 경

 

외감 가운데 신과의 대화’를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에 대한 합리적 이해방식은 근대이후의 사고가 아니며, 이미 고대로부터 지속되었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이 존

 

재를 합리적으로 규정하려는 한계가 빚은 오류들입니다. 자기가 설명하는 신 밖의 신의 영역을 인정하기 않기에 생긴 오류이기에 이는 ‘신인식의 오류’이지

 

‘신의 오류’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성경이 ‘신을 합리적으로 보려는 오류’와 이에 대한 ‘신에 대한 경외감’의 대립으로 쓰여있다고 봅니다. 구약에서 모세오경에는 메소포타미아의 신관에

 

대한 야훼라는 새로운 신인식이, 에언서에는 왕조시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역사적으로 개입하는 신인식이 그 예이며, 공관복음서에서는 율법으로 굳어진 성

 

전에 갇힌 하나님을 삶으로 전환시키는 산상수훈이,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사용하여 일원론적인 복음을 설명하는 제4복음서와 서신서들이 바로 이런 예라고

 

봅니다. 역사적 사건으로 나타난 신의 존재를 공간적인 세계관으로 설명하는 고대의 합리적인 세계관은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세련되고 추상적으로 변하였지

 

만, 여전히 그들의 설명을 넘어서는 신의 존재를 외면함으로 참된 신에 대한 인식에 도달하기 어려웠다고 봅니다. 그러니 신의 존재적 오류가 아니라 신인식

 

의 오류라고 봅니다. 이 역사적 한계는 근대이후 다양한 신론으로 모양을 바꾸었을 뿐, 합리적인 설명이 가지고 있는 자기완결적 이해를 넘어서기 어려운 듯

 

합니다. 이는 범재신론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신에 대한 이해와 관계를 맺음은 합리성의 바탕에 둔 경험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경험은 좁은 의미로 내면적이고 신비적인 방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

 

간의 합리적인 이해를 넘어서는 다양성의 신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것이 합리성이 가지는 오류, 자기 이해의 범위를 넘어서는 신과의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세 번째는 초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신의 존재됨은 신의 초월성에 근거한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신은 관계를 맺음으로 자기 존재를 실현한다고 봅니다. 만일 이때 인간의 내면에 이

 

해되고 대화하는 수준의 신이라면 그것은 인간의 존재됨에 갇힌 신이 아닐까 합니다. 신의 존재됨이 특징이 초월성이라면 관계를 맺는 방식과 자기 실현에서

 

신의 초월성에 문을 열었을 때만이 진정한 대화가 되는 것이 아닐런지요.

 

 

신과 인간의 만남과 관계는 인간이라는 인식과 실천을 그 영역으로 삼지만, 이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신과 관계는 이해가 아니라 이해를

 

넘어서는 과정의 만남이며, 한계 안에 있으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신과 인간의 관계는 내면적인 이해나 대화의 관계에서 벗어나 보다 역동적이고 실천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인간이 신과의 만남을 갖는

 

이유가 자기 한계 때문이고, 초월적 존재를 통한 자기 변화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요 근래들어 불교적인 방식을 선호합니다. 인간의 내면에 또 다른 신적 속성을 가지고 싶어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신의 존재를 인간의 내면에서의 만남으로

 

보든, 인격적 만남으로 보든 그나름의 경험이지 신의 속성이 초월성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봅니다. 인간의 존재방식이 사유가 아니듯 신의 존재방식도

 

사유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이 자기 모든 기능과 능력을 다하여 의지를 실천함으로 존재감을 얻듯이, 신도 역시 자기 실현은 그가 가진 모든 방식을 통하여

 

이룬다고 봅니다. 인간이 한계를 가지고 신 앞에 나왔다면, 신은 초월을 가지고 인간을 만나겠지요.

 

 

결국 신은 인식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신이 가진 모든 속성을 통하여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좁은 탓에 넓은 깨달음을 위하여 선생님의 답변을 기대합니다.

 

 

 

2008년 5월 27일

 

 

대전에서 한창승 목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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