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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하나님 중심의 삶’을 오해하는 삶    
  글쓴이 : acecard 날 짜 : 08-08-25 14:02 조회(8650)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f001/1362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 중심의 삶’이란 말은 다른 나은 가치를 생각할 수 없는 거역할 수 없는 삶의 지표이다. “당신의 삶은 잘못되었으니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돌아오시오”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 중심으로 살고 있지 않다고 믿는 신도들에게 크나큰 감정의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님 중심의 가치가 지닌 배타성과 독단성이 기존의 권위적 교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여 기존교회에 대해 비판의 시각을 가진 이들에게 신 중심의 가치에 대해 이질감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질감은 신 중심의 가치가 지닌 절대성 때문에 이에 항거하는 이들의 비판을 허락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에 대한 죄책감만을 부여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 중심의 삶을 주창하는 이들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성을 소유하였기에 자신의 영역 안에 있는 신도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비판자들까지도 적절하게 방어할 수도 있다.


하나님 중심의 삶이라는 것은 그 가치만으로는 그렇게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인간중심, 물질중심주의가 난무하는 이 세계에서는 권장되어야할만한 가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님 중심의 삶을 외치는 이들이 가진 문제는 그 가치를 실천하는 현실적인 방안들이 제각각이고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 중심의 삶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막상 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교회와 단체에 이익이 되는 방안들만을 이야기한다. 대개의 설교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 중심으로 살 때 참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사람이나 물질보다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한다. 하나님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많은 영혼이 구원받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를 많이 짓고 되도록 많은 사람을 전도하는 삶이 가장 올바른 하나님 중심의 삶이다.’


그 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다. 교회 안에서 가장 높은 가치는 전도와 헌금으로 귀결된다. 하나님 중심의 삶을 지향하는 가치가 결국 교회의 확장과 교권을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하나님 중심의 삶을 지향하는 각 개인의 순수한 열정이 교회와 교권이라는 조직 속에 환원되어 교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졌는가? 하나님을 자아의 중심에 놓는다는 순수한 종교적 열정이 왜 인간이 만든 조직을 위해 희생에 가까운 봉사로 변환되었는가? 아마도 하나님 중심의 삶이 현실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주관적 성격 때문이다. 하나님 중심의 삶이라는 것이 현실 속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나타난다면 이러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치는 각 개인의 삶의 현장 속에서 다른 방법으로 해석되고 발현되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살펴볼수록 다양한 공동체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헤로도토스가 상고한 시절부터 있었던 유럽과 아시아의 지역갈등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나, 이 둘의 다른 견해차로 대표되는 동서로마의 분쟁이 현재의 정교회와 가톨릭을 분열시켰다. 그리고 근세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많은 개신교들의 다양한 이해가 한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배타적이고 다른 교회들을 양산하였다. 통일성 없고 혼란스럽기만 한 수많은 교회들의 오늘날 모습은 단순히 경제적이고 타산적인 이해관계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나름 순수하고 열정적인 ‘하나님 중심의 삶’의 각자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즉 하나님 중심의 삶이 현실 속에서 그 열정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면 어떠한 삶의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가? 앞서 본 것과 같이 하나님 중심의 삶을 지향하는 신앙인이 다른 사람, 특별히 자신보다 신앙적으로 우월해 보이는 교역자나 성직자의 방식을 맹목적으로 따르고자하는 열정은 결과적으로 각 교회의 교권주의를 굳건히 해주고 양적으로 확장시켜주는 자본주의적 사업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나님 중심의 삶은 이러한 조직을 위한 봉사 혹은 희생이 우선되기 전에 개인의 철저한 자기성찰과 반성이 중요하다. 즉, 하나님 중심의 삶이 지녀야할 진정한 의미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중심의 삶이란 말 그대로 그 중심에 하나님이 현존하는 것을 말한다. ‘그 중심’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삶의 여러 갈등 속에서 매 순간의 결단이 일어나는 ‘심중(心中)’을 말한다. 이 심중에 하나님이 현존한다는 것은 결단의 순간마다 하나님의 의지가 각 갈등과 선택의 순간에 반영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순간은 ‘실존’이라는 말로 환언될 수 있는데 매 순간의 의지 안에서, 즉 실존의 기로에서 어떤 결단을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이 하나님 중심의 삶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판단은 인생의 의미 그 자체이다. 하지만 이것과 저것을 선택하는 갈등 속에서 하나님의 현존을 의식하는 것은 무작위한 선택과는 순전히 다른 과정과 결과를 야기한다.


실존의 결단은 각 인간의 주체적 의지에 달려있다. 하지만 그 결단의 근거가 주체의 이기적 욕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아의 욕구와는 다른 어떤 것에 내어놓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욕망에 반(反)하는 ‘자기비움’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비움을 다른 여러 가치들 중에 하나님 중심의 가치로 채우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무엇이 하나님 가치에 가까운 것인지 선별하는 것은 지식과 경험을 초월한 또 다른 지혜와 경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나님 중심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고찰하는 것은 이 삶을 지향하는 모범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다른 삶의 이념들이 그렇듯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각자의 삶의 자리가 다르듯이 이를 해결하는 방법과 내용 또한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하나님 중심의 삶이 무엇인지 그 내용들을 그대로 학습하고 따르려는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각각의 실존적 순간 속에서 무엇이 하나님 중심의 삶인지 고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보다 주체적이고 충만한 인생을 만끽하는 삶의 자세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차치하더라도 개별적인 삶이란 건 그 결과와 내용보다도 각 순간의 과정과 결단의 방식 속에서 보다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비도 (08-08-26 11:33)
 
acecard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정강길 (08-08-28 10:05)
 
acecard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생각에 하나님 중심의 삶이란 결국은 상생의 가치 실현이 아닐까 싶군요.
그렇기에 결국은 <GIO 만족>(God(신)+I(나)+Others(이웃)이 모두 만족하는 사태)이
바로 하나님께서도 궁극적으로 원하시는 중심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하나님과 나와 이웃과의 3자적 관계에서 늘 자신의 성찰을 해야 될테지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acecard (08-08-31 12:17)
 
강길님께서 제가 쓰려다 만 부분을 지적하시고 말았군요.
"자기비움을 통해 비워진 부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에 대한 고찰에서 하나님에 대한 의식과 피조물로서의 의식이 변증법적으로 통합되어 하나님 중심의 삶을 지향하는 성숙한 의지로 나아가는 단계 등등으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글이 불필요하게 길어질 것 같아서 중간에서 대충 마무리지어버렸거든요.
나-이웃-하나님의 3자적 관계는 최근 기독교 윤리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론이던데 여러 부분에서 응용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기도 한 것 같군요.

일하다가 갑자기 어느 탁상 달력에 나온 '하나님 중심의 삶'이란 말을 성찰하다가 후다닥 메모하고 그날 밤에 급하게 쓴 글인데 성심껏 읽어주시고 커멘트 달아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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