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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진실의 소리(3)-현대고고학이 밝혀 낸 성경의 실체    
  글쓴이 : 한솔이 날 짜 : 08-10-02 13:57 조회(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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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소리(3)-현대고고학이 밝혀낸 성경의 실체


...필자들은 구약성경 속의 내용을 역사와 전설로 분리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 결과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론을 얻게 되었다. 고대 이스라엘인의 조상은 외래 민족이 아니라 가나안의 토착민족이었다. 족장들은 실존 인물이 아니고 이집트 탈출 사건은 실제 사건이 아니었다. 가나안 정복은 없었고 다윗과 솔로몬의 통일왕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세5경은 모세가 쓴 것이 아니라 기원전 7세기 유다 왕국의 요시야 왕 재위 때 처음 집필된 민족의 영웅 서사시이다. 이 민족 서사시 집필의 중심에 자리 잡은 요시야 왕은 구약성경이 모든 왕들 중에 가장 의로운 왕으로 묘사한 인물이다. 개혁세력을 등에 업은 요시야 왕은 예루살렘 신전 중수 때 발견된 율법책의 가르침에 따라 여호와 숭배 신앙의 철저한 정화와 아시리아에게 멸망당한 북쪽의 자매왕국 이스라엘의 옛 영토를 되찾는 운동에 착수함으로써 여호와 유일신 사상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시작된 종교개혁과 범 이스라엘 민족주의는 당시 유다 왕국에 필요한 민족 서사시, 즉 구약성경 창작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이와 같이 이념적이고 신학적인 동기를 지녔던 필자들은 서사시 집필의 자료로 삼기 위해서 남북왕국 전역의 수많은 전설을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보완했다. 그러나 사실적의 의미의 역사를 편찬하는 데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역사를 동시대 이스라엘인들에게 인식시켜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나라발전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는 현실적 목적에 따랐다. 이렇게 탄생한 서사시가 그 후 몇 세기 동안 편집과 보완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히브리 성경이라고 부르는 감동적인 민족 영웅담이 되었다는 이 책의 일관된 주장이다. 즉 고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이 서사시는 기적적인 신의 계시가 아니라 탁월한 창작의 산물로서 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신과 인간의 계약 사상을 제시했다고 필자들은 말한다. 이 계약은 민족과 사회의 차원을 초월한 계약이다.


  과거 성서 역사학자들은 성경 내용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고학을 이용했다. 필자들은 유물의 새로운 해석방법, 옛 유적지의 발굴, 여러 가지 참신한 가설 등을 제시하며 과거 학계의 성경 내용에 관한 통설을 완전히 뒤집는다. 그들은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많은 고고학 연구가 성경에 기록된 여러 가지 전설의 역사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허구성을 폭로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들은 성경 안과 밖의 자료를 치밀하게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론을 내린다. 즉 역사적인 이스라엘 민족 조상에 대한 탐구는 실패했다. 성경에 묘사된 출애굽은 없었다. 무력에 의한 신속하고 완벽한 가나안 정복도 없었다. 사사들이 여러 지파를 이끌고 이방인 적들과 싸운 이야기는 시대배경과 맞지 않는다. 다윗과 솔로몬은 기원전 10세기에 실존한 인물 가능성은 있으나 산간지방의 “작은 군벌”에 지나지 않았다. 통일왕국의 황금시대와 웅장한 수도, 광대한 제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론은 역사적 허무주의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역사 이해의 길을 열어주었다. 남쪽 유다 왕국의 전설의 족장 아브라함과 북쪽 이스라엘 왕국의 전설의 족장 야곱을 직계가족으로 연결시킨 민족시조 이야기는 기원전 7세기에 멸망한 북쪽 왕국의 옛 영토를 병합하려던 유다의 목표와 잘 맞았다. 족장 이야기의 배경이 된 유목민 생활은 성경 원본 집필 당시 유다 백성들의 생활방식을 반영한 것이다. 출애굽 이야기 또한 세계 제국들의 잇따른 압제에 시달린 유다왕국과 이스라엘 왕국의 현실과 비슷하다. 유다 왕국의 독립을 유지하고 파괴된 북쪽 왕국 이스라엘의 옛 영토를 수복하겠다는 요시야의 야망은 팔레스타인 전역을 지배하려는 이집트와 갈등을 빚게 된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파라오와 맞섰던 모세는 파라오 네코 2세와 맞섰던 요시야의 변형된 모습이다. 약속의 땅을 정복한 여호수아서의 이야기도 요시야 시대와 배경이 비슷하다. 여호수아처럼 요시야는 여호와에게 충성하고 주변의 이방인들을 멀리하라고 신의 이름으로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요시야의 과제는 두 번째로 가나안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다윗과 솔로몬의 이야기도 요시야 시대를 반영한다. 다윗처럼 요시야는 통일왕국을 건설하고 영토를 확장하며 이방인 땅을 무력으로 정복하고 여호와 숭배의식 및 정치를 예루살렘 중심으로 확립하는 것을 꿈꾸었다. 기원전 7세기의 유다 군주 요시야는 선대의 죄악을 씻고 장차 영광스러운 통일왕국을 건설하고자 했다.


  이스라엘 민족의 형성기에 가나안 고원지대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사회가 존재했다는 필자들의 가설도 참신하다. 나중에 이스라엘 민족을 자처한 이 두 사회가 원래 가나안인 사회였다는 것은 역설 중의 역설이라고 필자들은 지적한다. 유다왕국으로 남쪽 사회는 북쪽 사회보다 항상 더 가난하고 국력이 약하며 농촌지역이 더 많았다. 이는 영광스럽고 부강했다는 구약성경의 다윗과 솔로몬 왕국 묘사와 반대된다. 유다 왕국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가 북쪽 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후부터였다. 그 후 북쪽 사회의 전통까지 계승하게 된 유다는 이스라엘 민족 서사시의 내용을 결정하게 되었다. 유다 왕국의 구약성경 집필자들은 이스라엘 왕국을 죄인 집단으로 중상모략했듯이 자기네 왕국의 모습도 왜곡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예루살렘 중심으로 여호와를 유일신으로 숭배한 것이 이스라엘 민족의 정통신앙이라는 성경 내용이다. 이와는 반대로 유다의 전통적인 종교는 산당이라고 불린 수많은 사당과 여러 이방신을 여호와와 함께 숭배한 다신교였다. 이러한 다신교 풍습은 아시리아 제국의 그늘 속에서 국가의 명맥을 유지한 것과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즉 강대한 종주국의 신들을 받아들이는 생존전략을 선택했을 것이다. 범 이스라엘 민족주의를 신봉한 개혁세력은 다신교 신앙이 민족과 영통의 통일을 방해한다는 것을 감지하고 지방의 사당을 가나안인들의 악습이라고 비난하면서 새로운 신앙방식, 즉 예루살렘 중심의 여호와 유일신 숭배를 주장했다. 개혁파가 새로운 신앙방식을 이스라엘인들의 전통적인 종교라고 주장하고 전통적인 신앙풍습을 이단으로 몰아붙인 것은 아이러니였다. 그들은 요시야 왕이 신명기적 개혁을 다음 세기에 시행하는 길을 준비했다.


  그러나 요시야가 파라오 네코 2세에게 갑자기 살해당함으로써 개혁파의 신명기적 신학 이론가들은 당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즉 유일신 여호와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복종은 이집트가 침공하여 유다 백성을 노예로 삼는 사태를 막지 못했다. 몇 년 후 이집트가 바빌로니아에게 패배당한 사건도 유다 왕국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유다의 파멸을 재촉했을 뿐이었다. 마침내 기원전 587년 불가피한 운명이 찾아왔다. 바빌로니아가 유다를 멸망시키고 예루살렘을 파괴하고 귀족을 포로로 붙잡아간 것이다. 그러나 성경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신앙심이 깊은 요시야의 비운의 죽음, 영원한 도시 예루살렘의 완전한 파괴 등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인들은 포로 생활 이후 민족 서사시를 개작하여 신명기적 역사의 두 번째 수정본을 만들었다. 이 수정본은 므낫세라는 이름의 선대왕이 저지른 죄악으로 인해서 유다는 파멸할 운명이었다고 주장한다. 요시야의 의로움은 망국의 운명을 지연시킬 수 있었으나 막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빌로니아에 잡혀가 포로생활을 하고 있던 이스라엘인들은 여호와가 다윗 및 그의 왕조에게 한 것으로 만든 무조건적인 약속을, 여호와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것으로 만든 조건적인 약속 밑에 종속시킴으로써 신명기적 신학은 이론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새 신학 이론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가 내린 것으로 만든 계명에 복종할 경우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시 쓰인 민족의 과거 역사는 패배하고 박탈당한 이스라엘인들의 정신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미래의 교훈을 전달한다.


  ... 간단히 말해서, 성경은 고대 팔레스타인의 작은 왕국 유다가 멸망하기 수십년 전 예루살렘에서 집필되기 시작하여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후까지 이스라엘인들이 직면했던 압박과 고난의 경험과 소망을, 여러 차례 수집하고 수정한 고대의 전설 속에 혼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끝으로 유의할 점은 필자들이 강조하는 구약성경의 의미이다. 즉 홍해가 갈라지고 여리고 성벽이 나팔소리에 무너지고 다윗이 팔매 돌로 골리앗을 죽인 것 등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의 실존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증거가 성경의 진실성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시공을 초월한 성경의 위력은 인간의 해방, 압제에 대한 저항, 사회적 평등 추구 등 불변의 주제를 설득력 있는 서사시 속에 승화시킨 데에 있다.


이상은 이스라엘 핑컬스타인과 닐애셔 실버먼 공저 <성경: 고고학인가, 전설인가; 까치, 2002>의 말미에 나오는 옮긴이 오성환의 역자후기를 일부 발췌한 것이다. 본서를 읽으면 성경의 대부분의 내용이 역사적 근거가 없는 창작이거나 전설의 재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들은 이를 현대고고학의 성과에 힘입어 확신을 가지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성경의 내용이 다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이가 있다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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