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신앙적 커밍아웃이라는 것을 하면 여러가지가 피곤해진다.

교회 선택과 이동, 사랑하는 교인들과의 이별, 가정과 사회에서의 자기 재정립 등.. 무엇보다 내적인 곤고함이 극에 이르기도 한다.

 

 그만큼 익숙한 것들을 벗고, 자신의 양심대로 또 그렇게 신앙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대가를 요구한다.

 

 지금까지는 교회는 하나님의 기관이고, 지난 세월동안 가장 장구한 단독기관을 구성해온 곳이었다. 황제나 다름없던 교황의 위치나 교회법 등은 여전히 교회가 갖는 어울릴것같지 않은 내적인것과 외적인 것의 결합이다.

 

 나는 비판받기를 순종과 권위에 대한 오해와 상처때문에 교회와 말씀에 대한 순종의 자리에서 떠나,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사람으로 판단되었다. 이중 내적인 문제는 비판자들의 논리대로만 해도 같은 처지이므로 별로 억울할 필요도 없다. 네가 판단하냐. 그런즉 너도 그렇다. 란 주의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의 지적은 '그 속에 생명이 없을 수 밖에 없는 혼적인 사역에 인생을 낭비하려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무뇌적인 것이 아닌데, 나는 성령을 자기 수단으로 이해하는 그 문자주의적 철부지들에 대해서 나름의 항변을 그리고 나름의 인정을 할 뿐이다. 그건 당신의 신앙일 뿐이라는..것. 정도로

 

 그리고 여전히 진리와 올바른 자리에 서서 새로운 각성과 노력들에 대해 그 기회마져 닫고 있는 유수의 교회들 가운데, 나는 그나마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던 곳에서조차 히스테리적인 자기방어적 신앙태도를 관찰하기도 했다. 스스로들을 약한 양의 무리로 만들어 버린채 건강한 자의식은 말씀이 아닌 상담과 심리학과 긍정의 힘과 같은 책들로 대체된다. 흔히들 복음적이기만 하면 다른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복음적이기때문에 이를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많음을 역설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율법에서 자유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나를 훈계함이나 순종의 재강요 역시 그들의 도그마와 체제안으로의 구속을 의미한다. 건강하고 열려 있는 태도가 아닌, 신학도 생명도 없는 단순 반복의 녹음기안으로 나는 들어가기를 거부한다.

 

 무엇보다 세계에 대해 인간에 대해 자연에 대해 그 소소한? 즐거움과 실존들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의 거세적 내시본능에 대해서는 그것은 순백하지 못한 순종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 비록 루터도 말한대로 복음과 율법을 구분하는 노력이나 복음안에서 역시 껍질에 둘러쌓인 원 복음의 생명을 골라내기란 너무 힘든 일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런 사고들을 비 신앙적으로, 또 자신들의 신앙에 도전하는 그 나름대로의 비기독교적으로 치부하는 이유때문에 그렇게 다양한 시도들은 외면되어왔다.

 

 그러나 순백의 순종이란 무엇인가. 사실은 우리 자신들이 이미 자신과 합의해야 할 내용들이다. 또한 하나님에게 자발적으로 나아가는 그것이다. 그리고 이삭과 예수의 죽음의 현장에서 마주친 한 인격(a seed)에 대해 외면할 수 없었던 나의 행보이자. 나의 길이 또한 그분안에서의 순종임을 믿는다.

 

 교회란 무엇인가. 개개인의 집합소인가. 가족 공동체인가. 나는 우주적인 공동체에 속한 영적인 공동체라 믿는다.

 

 어느 교인들은 사석에서 내게 이런 말은 한다. 친구도 목사지만 .. 목회 어디서 하나 다 똑같은거 아닌가. 색다른게 어딨어요? 또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아닌가요? 등등 ㅎㅎ

 

 그리고 목회자 내부의 미래에 대한 포기와 무기력함은 철저히 하나님께로의 순종과 그 비인격적 행보를 고난과 순종으로 인식하면서 자꾸만 내적으로 자꾸만 합리적으로 자꾸만 핑계를 대며 결국엔 변질된 말씀과 목회활동으로 나가더란 것이다.

 

 물론 다는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좋아하는 내적성찰과 심리를 적용하더라도 자기 결여는 그렇게 외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쨋든 이 하나님적이지 못한 세상가운데 목회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하나님적이지 못한 세상을 피해 하나님적인 컬트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실존을 인정하고 천천히 그러나 역동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초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이토록 혼돈스럽고 혼란스럽게 머물게 하는 지난 시간의 고민들은 오히려 이 땅에 수많은 새생명과 신앙인들에게 오히려 가시가되어버린 '교회에 순종' 때문이었구나 생각해본다.<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늘리길 빌면서...ㅎ>

 

 한국땅에 또 하나님을 만나려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혹 당신의 과거나 당신의 약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위해 예수를 선택하려 한다면

나는 먼저 그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길을 먼저 노크해보라고.

시작이 다른 순종의 순례길은 훗날 건강한 자아와 하나님이 친구로 동행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나의 노래는 '광야를 내가 걸어도 내게 부족함이 없음은 바로 당신덕분이네~'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는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