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어느 작은 교회
교육전도사로 있는데
목사님께서 저에게
"전도사님의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라, 바꿔야 된다"고 하시더군요.

지금 사역하고 있는 교회가 여섯번 째인가, 일곱번 째인가 그런데
거의 대부분 사역한 교회의 목사님들마다
"교역자는 내성적인 성격 안된다, 외향적인 성격이라야 된다,
내성적이면 무조건 성격을 바꿔야 된다,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고
잘 어울리고 성도들하고도 어른들하고도 이야기 많이 하고
많이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전 사실 그 말씀들을 들을 때마다
솔직히 짜증이 많이 나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기분이 굉장히 불쾌하더군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과연 모든 목회자는, 교역자는 성격이
외향적이라야만 되는가, 타고난 내성적인 성격도 바꿔야 하는가,
도대체 목회를 성격으로 하는 것인가, 목회가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고
성도들하고 잘 어울리는 것인가, 그 게 목회의 본질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러면서 보다 더 본질적인 질문을 제 마음 속에서 하게 됩니다.

과연 내성적인 성격은 도덕적으로 나쁘고 악한 성격이고 정신적으로도 이상이 있는
병든 성격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이고 저주 받은 성격이고 인간답지 못한 성격이고
뭔가 문제가 많은 성격이고 세상에서 왕따당하기 쉬운 성격이고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성격이고
사탄이 만든 성격이고 마귀가 만든 성격이고 비기독교적인 성격이고 성경적이지도, 신앙적이지도 못한 성격이고
한 마디로 반드시 뜯어고쳐야만 하는 성격인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외향적인 성격만 좋은 성격이고 바람직한 성격이고
정신건강적으로도 좋은 성격이고 인간다운 성격이고 복받은 성격이고 깨끗한 성격이고
문제 없는 성격이고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겨이고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성격이고
하나님이 만드신 성령의 성격이고 기독교적이고 성경적이고 신앙적인 성격이고
모든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성격인가?

내성적인 성격은 과연 반드시 뜯어 고쳐야 하는 성격입니까?

그 게 목회에 큰 걸림돌이 되는 성격입니까?
사역에 큰 장애물입니까?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목회자가 목회를 잘 하겠네요?
외향적인 성격의 목회자는 내성적인 성격의 목회자보다 더 목회를 잘하겠네요?

외향적인 성격의 목회자는 힘 안 들이고도 목회 잘 하겠네요?
내성적인 성격의 목회자가 하루 아침에 성령과 기도로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꿀 수 있습니까? 그래서 목회를 아주 잘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솔직히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으로서
굉장히 기분이 불쾌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님도
"자기대로 살아라"라는 책에서
"내성적인 사람이 강하다"라는 말씀도 하셨던데요.
사람은 당연히 자기대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 나쁜 겁니까? 꼭 고쳐야 합니까?
세상에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 사람들은 다 문제 있는 사람들입니까?
세상 사람들 모두가 다 외향적인 성격이면
세상이 참 퍽도 밝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좋겠습니다.

어떤 전도사님은 저보도
"너 성격이 그래가지고 교인들 어떻게 이끌고 갈래?"이러시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정말!
그 게 말이 되나요? 내성적인 성격하고 교인들 이끄는 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여튼 다 죽이고 싶네요. 울화가 치미네요. (과격한 표현 용서하십시오)

성격으로 목회하나요?
말씀과 은혜로, 기도로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목회는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것이고 섬기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교인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섬기지 못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저는 성경 66권 어디를 눈 씻고 찾아봐도 그런 말씀 없던데요.

일반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만 직장에서 성공하나요?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들은 직장에서, 사회에서, 세상에서, 지구촌에서
성공 못하나요? 실제로 그렇나요? 우리가 아는 소위 "위인들"은 다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들이었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그 게 이해가 되지가 않고
왜 이 세상이 도대체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한마디로 "외향적인 사람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입니다.

과연 목회를 또는 사회생활을, 직장생활을, 인간관계를 성격으로 하는 것인지,
그것도 외향적인 성격으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내성적인 성격이 일부러 성격을 꼭 고쳐야 하는 것인지,
그럴 것 같으면 왜 내성적인 사람들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너무 너무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억제를 못하겠고
도무지 시간이 지나도 화가 가라앉지를 않습니다.

상식 이하의 발언에 너무 화가 납니다.

과연 성격으로 목회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