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가 막혀서 글을 쓰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연구해볼만한 기이한 사회 현상이라고도 여겨진다.

집단 이지메가 이제는 거의 근본주의 종교에 가까운 신념이 되어 있을 정도다..

어제 MBC타블로편 방송을 보고서 오늘 한국인들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참으로 씁쓸하다.

 

게다가 나로선 이번 타블로 진실 공방을 보며서 예전의 학교 사태 당시의 진실 공방이 떠올려지기도 했었다.

(물론 진실은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나는 여기선 진실에 대한 철학적 논의보다는

그러한 맥락들이 이미 알게모르게 적용되어 있는 세계 사회적인 지평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애초 타블로의 학력 논란이 나왔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그 논란이 점점 불거지더니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이슈가 되어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온갖 증명서들을 코앞에 들이대어도 계속적으로 믿으려하지도 않고

줄창 아니라고만 부인하는 현상들을 두고 참으로 어이없기도 하고 놀랍기도 할 정도다.

 

현재 타블로의 스탠포드 학력 증명을 줄창 믿지 않고 이를 계속 씹고 왜곡하는 대표적인 까페가 바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와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이라는 까페다.

(타블로를 까는 두 까페의 회원수를 합치면 무려 15만 명이라고 함, 물론 진성회원이 얼만진 미지수지만..) 

 

그런데 내가 볼 때 진실 공방에 있어 이를 판가름할 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어보였다.

첫 번째 3자 대면은 대체로 거부한 채로, 그저 자기들끼리만의 리그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타진요 까페 매니저는 방송국에서 제안한 삼자 대면 및 동행 취재를 거부한다.

왜 그랬을까? 실은 자기오류가 들통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진실을 직면하고 대면하기에는

아직 두려워서였을까? 암튼 이들은 진실을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가급적 거부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실제로 타블로를 까는 타진요 까페에선 타블로를 옹호하는 글 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립적으로 제안해보려는 글마저 곧바로 삭제하고 강퇴 조치를 시킨다.

 

즉, 타진요 까페는 이미 "타블로 비판"의 글만 받아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정말 다양한 견해들을 기본적으로 제시하는 민주주의의 시스템조차

기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일 뿐이다.

이런 처사는 근본주의 종교 집단이나 히틀러 나치 집단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처사다.

 

즉, 사람에 대한 감정 문제가 정보에 대한 신뢰 문제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훨씬 더 잘 예증해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말하길 "사람이 싫다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고도 얘기하는데

실은 꼼꼼히 살펴보면 당연히 이유와 근거는 있다. 단지 의식상에 떠오르지 않을 뿐이기에

그저 무의식상에 모호하게 방치되어 있거나 혹은 알려고 하지 않거나 모를 따름이다.

 

그렇다면 왜 타진요와 상진세 까페 사람들처럼

왜 우리 사회에 타블로를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그토록 많이 생겨나게 됐을까?

 

내가 볼 땐 이것은 요즘 일련의 사회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고 생각되는데

작금의 대한민국 같은 경쟁 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갖는 느낌은

매우 예민하게 발달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각박한 시대에선 더더욱이나..

오늘날처럼 취직도 안되고 실업률도 높은 사회에서

놀면서 돈도 벌고 이쁜 여성과 결혼도 하는 타블로 같은 이가 충분히 못마땅하게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방송에서도 나왔듯이 타진요와 상진세 회원들의 많은 볼멘소리 내용인즉슨..,

"어떻게 저렇게 놀며 노래부르고 힙합도 하면서 스탠포드를 3년반만에 졸업할 수 있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보다못해 실제로 스탠포드 교무처에서 직접 졸업 증명을 해주었음에도 이를 결코 믿으려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타블로를 싫어하는 까폐 회원들은 이를 신정아 사건과 연관짓는데 이는 이번 사안과는 다른 처사다.

왜냐하면 이번에 있은 타블로에 대한 학력 졸업 검증은

예전의 신정아 검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전방위적이었기 때문이다.

mbc취재를 보면 직접 스탠포드로 가서 거기 학교 사람들과 졸업생들을 직접 만나서

사진 뿐만 아니라 졸업 증명서 성적 증명서 여권 등등 여러 이들 문서들을 검증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이들은 애초부터 타블로를 싫어했었고 이를 안믿으려했다는 점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고 여겨진다.

 

결국 타블로에 대한 혐오감은 철저히 이들의 무의식 속에서 작동되고 있는 기제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현재 사회적으로 편만해져 있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해소를 위해

결국은 그 어떤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 지금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류학자 르네 지라르가 말한 <희생양 메카니즘> 이론에도 잘 들어맞는다.

집단 사회의 안정과 발전은 언제나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폭력이 작동됨으로써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다음주 2부도 방영되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집단으로 작동되는 심리 현상에 대해서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실제 사례라고 생각되어진다.

 

사람이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먼저는 철저히 감정적 존재라는 사실을 여기서도 엿볼 수 있었다.

감정의 문제가 정보의 타당성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게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결국 정보를 취급하는 방식과 자세에서도 왜곡된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테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특정 대상이 싫어지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취급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공정성을 상실해버리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타블로의 진실 공방 사건은 이것이 집단 현상으로 드러난 경우일 것이다.

 

요약해서 말한다면, 이명박 정권들어서 더욱 심해진 각박한 경쟁 시스템에서의

그리고 초기 대응에 실패한 타블로의 우유부단한 성격(아무리 예능프로 핑계라고 해도)도 다소 한 몫했다고 여겨진다..

 

물론 이번 사건에서의 1차적 책임은 어디까지나 학력 위조 운운하며

어이없게 타블로를 타겟으로 잘못 찍은 사람들이란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자신들의 깊숙한 열등감을 도리어 사회 정의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일종의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다.

 

솔직히 생각해보자. 설사 타블로가 학력 위조를 했든 말든

그게 그토록 자신들의 생활에 큰 문제를 일으켰던가.. 그런데도

이토록 끝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며 거의 목을 메다시피 하는 건

참으로 어이없을만큼 기이한 것이고 과잉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편만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자신들의 열등감을

도리어 정의감으로 착각해버린 이들은 사실 알고보면 너무나 순진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는 오늘 우리 젊은 세대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서글픈 초상이기도 하다.

 

 

흔히 사람들은 말한다.

 

"싫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솔직히 말해서 나는 오히려 이 말이야로 가장 싫어하고 혐오하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는 실제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끔찍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좋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반면에 이러한 표현이라면 나는 얼마든지 수용가능한 말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는 긍정성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긍정성의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굳이 이유를 대도 좋고 안대도 그만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어떤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표현을 전달할 때에는

적어도 구체적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이 상호 소통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다시 말해서, 그 어떤 대상에 대한 부정성을 표현할 때는

 

물론 특정 대상을 싫어할 때마다 일일히 싫어하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라는 얘기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 앞에서 직접 얘기를 건네줄 때에는 적어도 싫어하는 이유를 제시해보이는 것은 필요하단 얘기다.

생각해보라. 아무 영문도 모른 채로 따돌림을 받는 그 기분이란 것을..

정작 이를 버려짐을 당하는 사람에게도 부당한 느낌만 안겨줄 따름이다.

 

무엇보다 자신도 그 싫어하는 이유를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그 싫어함이 실은 자신의 깊숙한 무의식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번 기회에 자신의 무의식상에서 작동되는 여러 요소들을 한 번쯤 살펴보는 것도 좋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만일 히틀러가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경우 어떠했을까?

하지만 히틀러로선 이런 감정만 가지고는 수많은 대중들한테는 통할 수가 없었기에

게르만족 우월주의가 같은 인종차별적 이론으로 정당화한 것일 게다.

 

물론 개인과 개인 간에서는 그냥 쓸쩍 넘어갈 때도 많겠지만,

부정적 표현을 대사회적으로 표명할 때에는

사회 집단 간의 작용에서는 일종의 <명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권력게임이 언제나 진리담론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도 해당된다.

 

감정자본주의 사회에서 감정의 소통 문제가 

결국엔 자기 모순으로 자리해있다는 점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소통되기 힘든 자기 감정에 대한 공감은 은밀한 개인의 영역에서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원만한 사회생활 및 대사회적인 표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러한 감정에 대한 이유와 근거들은 필요하다.

적어도 대상에 대한 부정성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비폭력대화> 책에도 나오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감정 느낌의 표현 용어들에 있어서

인간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들은 여전히 사람을 죽이는 말들에 더 익숙해져 있다.

상처받기 싫어하는 사람이 또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주는 말을 함부로 내뱉기도 하잖은가.

 

또한 제임스 힐먼의 <전쟁에 대한 끔찍한 사랑>에도 나오지만

집단적인 군중 심리학은 죽임의 문화를 여전히 더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놀랍게도 바로 그런 요소들 역시 인간의 조건에도 해당된다는 것이었다.

 

이번 타블로 죽이기 문화 현상도 그런 실제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