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는 말 그대로 선악을 분간할 수 있게 만드는 나무의 열매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읽으면 선악과가 실제로 어떤 나무의 열매 그 자체가 그 당시에 존재했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성경이 사실을 그대로 적어 놓은 보고서가 아닌 이상 선악과를 문자적으로 보다는 의미적으로 어떤 영적인 메시지가 있는지를 발견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는 선과 악의 각자 나름의 판단이 있고 그 판단으로 싸우기도 하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쉬운 예로 미국의 대통령 부시와 극단적 무슬림 테러조직의 빈라덴은 각자의 판단으로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본인위주의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 생각으로 본인의 잘못보다는 상대방의 잘못이 더 크게 보이고 판단하여 신경전 내지 싸움을 하게 된다.
성경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뱀의 유혹으로 따 먹기 전에는 선과 악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판단은 하나님만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판단을 왜 하나님만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하나님만이 그런 자격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선과 악을 판단하더라도 죽음을 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자격없는 인간이 선악을 판단하게 되자 몸과 마음에 암적인 세포가 생겨나고 하나님의 경고의 말씀대로 인류는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여기서 죽음은 영적인 죽음이다.
만약 뱀의 꼬임이 없었다면 그들은 선악과를 먹지 않았을까? 그 질문의 대답 이전에 먼저 뱀도 과연 문자적으로 그당시 뱀이었을까? 선악과가 실제 과일이 아니라면 뱀도 실제 뱀이 아니리라. 아마도 동물중 뱀이 가장 징그럽게 생겼고 간교하게 혀를 낼름거리는 모양 때문에 창세기 기자는 아담과 하와의 순진한 마음에 서서히 침투한 간교한 영적 실체를 뱀으로 형상화하여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직 믿음만을 구원의 길로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그러한 창세기 기자의 이해하기 쉽게 하려는 의도와 달리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창세기를 문자적으로 읽고는 산속에서 뱀을 만나면 사탄이라며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 동물애호가들중 많은 사람들이 뱀을 반려동물로 함께 살고 있다.
결론적으로 창세기의 선악과와 뱀은 어떤 과일과 동물 자체가 아니라 영적 실체임을 알 수 있다. 선악과와 뱀은 아담과 하와의 내면에 어느새 슬그머니 들어온 영적 실체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그것들이 아담과 하와가 소유했던 마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창세기 기자는 그 두 영적 개념을 과일과 뱀으로 개체화 시켜 아담과 하와와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것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인간의 마음에는 선악과와 같은 탐스러운 유혹과 그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만드는 뱀이 도사리고 있다. 예수님도 그 두 영적 실체에 직면했지만 다행이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물리쳤다고 복음서는 기록하고 있다. 인류사에 예수님과 같이 선악과와 뱀으로 부터의 시험을 죽음 직전까지 이겨낸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을 두번째 아담이라고 하며 첫째 아담은 인류에게 죄와 사망을 불러 왔지만 둘째 아담인 예수는 인류에게 죄와 사망을 이길 수 있는 모본이 되셨고 죽기까지 순종함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셨고, 아담의 타락이후 하나님과 단절된 인류에게 하나님께 이르는 길을 만드셨다. 요한복음에는 믿음의 길을 제시하고 있고 도마복음에는 깨달음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도마복음이 먼저 쓰여졌다고 볼 때, 예수님은 자주 들을 귀 있는자는 들으라하시며 말씀의 깨달음을 강조하시곤 했다. 하지만 깨닫는 이는 소수이고 그 외 대다수의 민중들을 위해 믿음의 길을 제시하신 것은 아닌가. 중세의 시작점에 있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교부들의 정경화 작업은 오직 믿음의 길만 정경으로 채택했고 깨달음의 문서는 폐기처분하였다. 아마도 로마제국의 통일에 있어서 기독교가 국교가 되면서 통일제국에 이로운 문서는 깨달음보다는 믿음이었으리라. 대부분이 문맹인 그 당시 깨달음의 문서는 대중적이지 못했을 것이고 오히려 백성들을 지배하는데 방해만 되었을 것이다.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모든것이 오케이인 믿음의 문서만이 정경으로 채택된 이후 중세암흑과 기독교의 배타적 교리와 폭력이 파생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었는지 약 1600년 동안 지하에 묻혔던 깨달음의 문서 도마복음은 1945년 이집트에서 어느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고 지금 현재 많은 논란 가운데 기독교는 물론 타종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며칠 전 오강남 교수님이 쓰신 책, 또 다른 예수 (도마복음 풀이)를 교회 권사님이신 어머니께 압수 당했고 결국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그 책을 잃고 낙담한 나는 인터냇으로 도마복음 영문판 전문을 구하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 글의 제목은 선악과였지만 그 의도는 도마복음식으로 선악과를 보자는 뜻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도마복음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성경을 새로운 눈으로 읽고 있다. 성경에는 분명 불상이나 단군상을 파손해도 된다는 메시지는 절대 없음을 도마복음의 시각으로 깨닫게 된다.
저희 누나에게 이 글을 보여줬더니 너무 걱정을 하네요. 누나가 대학시절 민중신학에 3년간 빠졌던 기억을 말해주면서 얼른 빠져나오라고 합니다. 아무리 민중신학을 보완했다해도 그 길에는 평안도 없고 마음만 차가워질 뿐 파멸의 길이라고 하는데 저의 입장은 아직 확실히 판단할 수 있는 신학적 지식도 부족하고 여전히 기존 보수신학의 토대위의 교회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세기연의 진보적인 글을 신중한 눈으로 읽으렵니다.
정강길님의 하나님 또는 예수님은 어떤 분인가요?
궁금한 마음에 에덴을 넘어라는 책 주문을 했습니다..
어쨌든 고맙습니다. 세기연이 좀 진보적이고 비판적이라 차가울 수 있는데
앞으로 세기연의 따뜻하고 포근한 면도 기대해 봅니다..^^
아.. 그렇군요. 애초 춘이님이 쓰신 글의 어떤 부분에서 갑자기 민중신학에 대한 평가가 나온 것인지 의문스러워서 여쭌 거였습니다.
선악과는 어떤 면에서 필연적 발달 과정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때는 선악 자체를 모르는 단계입니다. 강도가 칼을 들고와도 눈을 껌뻑이며 생긋 웃을수도 있지요. 그러나 점차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가면서 선악을 구분합니다. 사물을 개체적으로도 보게 되구요. 그런데 좀더 의식이 발달한 큰 성인이 되면 선악 마저 초월하는 경지에 들어섭니다.(사실 이는 저의 용어로 말한다면, 초월이 아닌 <포월>에 해당되지요..)
이때 맨처음 어린아이의 단계와 마지막 성인의 단계는 선악을 구분하는 중간 어른의 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차원으로 혼동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인의 단계는 어린아이의 단계와는 다릅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선악을 구분하는 단계를 거쳤기 때문이죠. 이는 발달심리학적인 연구 성과에도 해당되는데.. 윌버는 이를 가리켜 <전초 오류>pre-trance fallacy라고도 부르지요. (이곳 세기연 게시판에서 전초 오류를 검색해보셔도 될 것입니다.)
위의 쓰신 글에서 도마복음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은 저 역시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세기연의 입장이 항상 옳다고는 얘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서로 간에는 보다 구체적인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할 수밖에요.
아마도 누나가 다니던 대학 캠퍼스 내에 민중신학 지도부겠죠? 그저 그 사람들의 이론에만 치우치고 삶에 실천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는 식으로만 말을 해서 정확히 누나의 속내는 모르겠습니다.
예, 어느 조직이건 아무리 지도부에 있다해도 인간인 이상 실망스러운 면이 없을 수는 없겠지요. 아마도 민중신학의 이론적인 면에 비해 사람들의 삶이 그리 미덥지 못했나 봅니다.
제가 여기 세기연을 접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겸손함입니다. 미선이님의 진리를 향한 열망에는 자기 자신의 오류마저 겸허히 인정하겠다는 자세가 세기연을 좋게 보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보통 보수교회 지도부 사람들은 본인의 생각을 남에게 심어주기만 할 뿐 자기 자신의 오류에는 관심이 없는것 같습니다. 얼마전 저희 교회 부목사님과 전도사님과의 상담중에 느꼈습니다. 거의 일방적이었거든요.
성경에 말하기는 더디하고 듣기는 속히하라고 했는데 상담중 듣는 것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아무튼 현재 마음은 편하구요.. 다만, 세기연의 변혁이란 단어의 의미가 생명존중과 하나님나라를
향해 있기를 바라며 그러리라 믿습니다..
자료실에 동영상으로 정강길님의 모습을 일주일 전에 보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한 50대 중반의 교수님이신가 했는데 저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시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미래에서 온 기독교 라는 책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미 절판되었더군요. 요즘엔 존 셀비 스퐁 주교의 책을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태초에 에덴동산에 있었던 존재는 하나님과 아담과 해와, 그리고 천사들입니다.
그런데 에덴동산에는 천사의 존재는 없고 뱀이 나옵니다. 뱀이 생물학적인 뱀일수는 없습니다.
인간과 대화를 하고, 인간보다 지혜가 많아 유혹을 하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인간의 머리에 앉아 타락을 시켰지요. 그리고 그죄로 인해 인류는 대대로 죄가 대물림되면서
고통을 받았다는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뱀은 영적인 존재요, 에덴동산에서 뱀은
계시록에 나오는 옛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고 하는 존재를 말합니다.
그러니 그 존재는 악의 창조주가 아닌 다음에야
하나님이 창조한 천사가 타락하여 마귀가 되었다고 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면 생명의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무엇인가.
저는 이렇게 봅니다. 예수님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하듯이 사람을 나무로 비유한 내용이 많습니다.
이렇게 볼 때 에덴동산의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사람을 비유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 먼저 창조한 아담은 생명나무의 비유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해와의 비유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해와는 선의 열매로 맺을 수 있고 악의 열매도 맺을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 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선악과를 따먹은 해와는 죄의 열매인 죄의 자녀를 잉태하였습니다.
뱀의 유혹에 의해서 ,,,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청산님의 생각을 담은 댓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은 선악과와 뱀을 통해서 창세기 기자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어 놓은 책이라기 보다는 인간과 세상 그리고 피조물의 영적 의미를 적어 놓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포도나무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글쎄요, 선악과와 포도나무가 어떤 연관이 있을련지 모르겠습니다.
성경에는 나무를 사람으로 비유했듯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나 생명나무도 사람을 비유한 것으로 해석해야 옳다고 봅니다. 비유한 내용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느냐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지요. 사도바울의 고백을 보면 예수님을 믿음으로 말미암은 결과가 몸은 죄의 법을, 마음은 하나님의 법을 원하는 죄와 갈등하는 존재라 했습니다. 그래서 완전한 구원을 위해서는 몸의 구속을 기다리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십자가의 대속으로도 인간의 죄는 완전히 청산되지 않았다는 것이 바울의 고백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전의 율법시대의 죄는 어떠했을까. 몸과 마음이 죄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존재이지요. 율법은 단지 죄가 무엇인지를 자각시켜줄 뿐 죄를 사해주는 능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죄의 기원이 선악과를 따먹은 것으로 출발합니다. 사실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면 죄의 기원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분명히 인간은 죄를 갖고 있는 실존적 존재입니다. 부인할 수 없지요. 그 죄를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는 그 죄가 어떻게 생겨날 수 있었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선악과의 내용은 단순히 설화로 취급될 내용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서 무엇인가 밝히시려는 메시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고민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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