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연을 만난지 백 일 즈음에 

 

 

 

NaCl

 

성경은 보편적인 글이 아니라 특수적인 글 같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특수한 민족 위주로 쓰여졌고 그 민족 이외의 모든 민족은 엑스트라에 불과합니다. 출애굽기 본문에서도 하나님, 엄밀히 말하면 여호와는, 이집트는 악하고 저주받은 민족으로 여기시고 이스라엘만을 구원하는 이스라엘만의 신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과거나 현재나 엄청난 고난을 겪은 민족이고 그러한 고난 가운데 인식되어진 하나님상은 그만큼 엄청난 능력의 하나님입니다. 그러한 초자연적 하나님 인식이 없이는 그 엄청난 고난을 이스라엘은 이겨낼 수 없고 진작에 멸망해 버렸을지 모릅니다. 땅을 잃어버린 이스라엘 민족이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건 그러한 강력한 초자연적 하나님 인식과 그 인식의 기록인 성경이 아닌지요.

 

우리나라도 이스라엘 못지 않은 고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땅 만큼은 끈질기게 잃어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작은 땅이나마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땅에 대한 애착이 유별난 민족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같은 강한 역사성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하려는 걸 보면 말이지요.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I am who I am 이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이스라엘 또한 Israel is the only nation of God 라는 극히 특수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신 개념은 하(nothing)에서 나(one)온 존재, 즉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 명칭이 너무 독특하고 기가막혀서 미국선교사가 성경을 한글로 번역할 때 천주라는 명칭대신에 하나님으로 한 것이 오늘날 까지 기독교에서 부르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명칭입니다. 고대 우리나라 민족에게 주신 하나님의 메시지는 홍익인간 재세이화 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민족도 선민의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타민족에 대한 배타성과 달리 우리 민족은 널리 모든 민족을 이롭게 하려는 보편적이고 유머가 있는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심성이 정으로 이어지고 오늘날 세계인이 감동하는 한류(여기서 한류는 아이돌가수만을 말하지 않습니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보십시요. 강한 역사성은 좋지만 너무나 자기 민족에게만 국한된 편협한 민족성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있고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성경이 한민족의 하나님으로 덮혀져서, 그 옛날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여호와에서 온 인류의 하나님으로 그 인식의 폭이 극대화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역사의 전환점에서 원점을 차지하고 계십니다. 중학교 수학교과서에 나오는 좌표 아시지요? 그 좌표의 중심인 원점 말이지요. 예수님의 하나님 인식은 당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이루어 집니다. 그 내면의 세계는 곧 하나님나라이고 아버지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이 이 현실의 땅위에 이루어 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러한 예수님(자아 초월적 ‘나’의 모델)과 하나님의 일치의 지점이 원점이고 역사의 중심이 됩니다. 예수님은 신을 모세와 같이 여호와라고 부르지 않으십니다. 그저 아빠(Abba)라고 하십니다. 초자연적인 여호와를 숭배하는 종교인 유대교를 뒤집어 엎은 혁신적인 하나님 인식입니다. 그러한 인식위에 초대교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외부의 핍박을 이겨내기 위해 공동체의 중심에 예수님을 아주 강력한 신앙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예수님의 하나님 인식은 곧 예수님이 하나님이고 그러므로 절대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수님의 원형을 유지하는 전승도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예수님의 하나님 인식 즉 깨달음의 전승은 소각되었고 강력한 통일제국을 위해 오직 숭배의 전승, 믿음의 전승만 정통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중세를 거치며 다시 역사가 거꾸로 갑니다. 여호와대신에 이제는 예수님이 숭배의 대상이 되었고 그 옛날 이스라엘만을 구원하시는 여호와와 같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만을 구원하시는 또 다른 여호와가 되셨습니다.

 

인간 정신의 원점으로서의 예수님은 특수성에서 보편성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입니다. 그래서 나(예수님)는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그 ‘나’라는 정체성은 예수님 자신만을 가리키는 개인적인 인격체라기 보다는 그 ‘나’라는 공통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 각자를 가리키는 보편적인’나’를 말합니다. 그 ‘나’라는 인식은 하나님을 아빠라고 불렀던 예수님과 같은 인식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그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예수님은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닮아야 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나를 따라오라고 했지 나를 숭배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Twitter의 following과 같지는 않겠지만 어쨓든 그 분의 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는 ‘나’라는 존재의 무한한 가치를 말합니다. 흔히 벌레만도 못한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벌레적인 ‘나’라는 인식의 무가치함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우주적 가치의 인식으로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그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에서의 그 ‘나’에 대해 더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은 모든 율법을 하나로 종결지으십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여기서 나와 이웃은 결국 하나입니다. 그러한 ‘나’라는 인식은 자아중심적(egoism)인 ‘나’가 아니라 자아 초월적인 ‘나’입니다. 나와 이웃이 다르지 않은 보편적인 ‘나’의 개념입니다. 자아중심적인 ‘나’는 그러한 계명을 지킬 수 없습니다. 자아를 초월한 ‘나’여야만 그러한 계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자아를 초월한 ‘나’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 ‘나’의 인식을 가진 사람만이 아버지께로 갈 수 있다고 하십니다. 만약 예수님이 말씀하신 ‘나’를 자아중심적 개념인 ‘나’로 받아들이면 그 말씀을 하신 예수님, 한 분으로만 국한이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이라는 자아적 존재를 믿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지는 두려움으로 치닫게 됩니다. 하지만 그 ‘나’를 자아초월적 개념으로 받아 들이면 예수님을 모르던 이순신 장군님의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왜군과 장렬히 싸우다 전사하신 그 자아 초월적 희생정신도 그 ‘나’에 포함됩니다.

 

전세계에 선교사를 보내던 기독교 국가 영국은 지금 많은 교회가 나이트 클럽으로 되었고 예전에 선교사를 보냈던 미개한 토인들의 토속신앙을 흉내내고 있습니다. “I am who I am.” 에서 자아 초월적 ‘I’ 예수. 그리고 다시 그 I 가 자아중심적 (개인주의적)인 서양사람들의 역사(중세역사)를 거치며 왜곡된 예수님의 하나님나라(전 인류의 기독교도화)로 치닫고 그러한 독선적 선교의 정당성을 내걸고 아메리카 인디언 학살과 힘없는 비기독교 국가의 식민지화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한 식민의 역사의 주역인 영국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식민지화 했던 미개한 나라의 토속신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자아중심적 눈으로 해석한 예수님이해와 그런 자아중심적 신앙이 한계에 직면한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오늘날 기독교 선교가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과 한국입니다. 그 선교의 신앙 신학적 배경은 무엇일까요? 과거의 활발했던 선교국가 영국과 다르지 않다면 나중의 그 결과는 영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세계를 기독교화 하겠다는 배타적이고 자아 중심적인 예수님 이해가 그 선교의 동기와 배경이라면 과거 기독교를 이용해서 중세 암흑을 낳은 사탄의 전략에 또 다시 넘어 가는 것입니다.

 

고대 한민족은 이미 천손사상(people of God)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우리 민족의 하나님 인식은 많은 세월과 함께 사라져 갔고 외래 종교의 영향으로 변질되고 간간히 명맥만 유지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의 끄트머리에 기독교가 들어왔고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의 이야기로 먼 옛날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 선조들의 하나님사상을 다시 회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양 선교사들이 전한 기독교는 이미 숭배의 대상으로 변질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었고 그 믿음으로 천국가서 영생복락을 누리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것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보수 근본주의 신자들 가운데 적은 수의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과거 2000년 동안 절대적으로 믿던 예수님을 새롭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통상 새로운 기독교 운동이라는 물결로 일어나고 있고 인류 종교의 차원을 한 단계 상승 시키고 있습니다. 그 것은 결국 2000년 전 실제로 역사했던 하나님나라 운동의 회복이고 사탄의 전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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