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의 진보 정당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한 가지 실험을 제안하고 싶다. 나 자신은 오래전에 진보 정당에 가입했다가 당내 종북 성향때문에 결국은 탈퇴를 한 바 있다. 이 실험은 일상에서도 할 수 있는 약소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기도 하며, 지금도 가끔 한다.
 
처음에는 나의 부모님들을 비롯한 5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 여쭤본 것이지만 몇몇 주변의 2-40대에도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약간의 차이 정도는 있었지만 동일한 패턴 하나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분들은 진보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며, 이 조사는 그렇게 해야 유효한 것이다.
 
어떤 실험인고 하니, 현재 보수도 사회복지 정책을 말하고, 진보 역시 사회복지 정책을 말하는데, 이 둘을 말해주면서, 
 
1. 우선은 보수와 진보를 알려주지 않은 채로 어떤 정책이 가장 합리적인지를 물어볼 것,
 
2. 그리고 보수와 진보를 밝히면서 보수의 복지 정책과 진보의 복지 정책에서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볼 것(물론 정책 내용은 앞의 1번과 다른 것임),
 
3. 마지막으로 보수와 진보를 밝히되 거꾸로 보수에겐 진보 정책을 그리고 진보에겐 보수 정책을 제시하면서 어떤 게 더 낫냐고 한 번 물어볼 것을 실험해보길 권한다(물론 이 역시 1번과 2번과 다른 내용으로 질문할 것).
 
 
1번 처럼 보수를 지지하더라도 보수와 진보를 알려주지 않을 경우, 거의 대부분은 진보 진영이 제시한 사회복지 정책들을 선택한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진보 정당의 사회 복지 정책이야말로 일반 서민들의 계급적 이익을 더 잘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상의료, 실업급여확대, 기초노령연금 등등
 
하지만 다시금 보수와 진보를 알려준채로 다시 한 번 물어보면 앞의 1번 결과와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물론 이는 어차피 진보 정당을 지지하지 않기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3번의 결과는 가장 흥미롭다. 2번과 비슷하게 그 역시 보수쪽으로 나온다. 진보적 정책임에도 그것의 내용 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 실험을 우리 집안의 50대이상 어른들 뿐만 아니라 젊은 친구들 중에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이들한테 해보았는데 대부분은 저러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유는 대한민국의 진보 정당은 종북 빨갱이 세력들 아니냐 라는 반문이 가장 많았었고 진보 정당은 어딘지 꺼림칙하게 나와 안맞는다는 답변이 많았었다. 그 다음으로는 진보 정당은 집권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아예 비현실적이라 지지하지 않는다는 쪽이 많았었다.
 
 
위 실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물론 개인 주변에 한정된 점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현재 진보 정당의 사회복지 공약과 정책들이 아무리 보수 정당의 정책들보다 좋아도 일반 국민 대중들 뇌리 속에 박혀 있는 진보 정당에 대한 이미지 개선 없이는 근본적으로 진보의 집권 가능성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조군은 크게 둘로 나누어서 하면 된다. 새누리당 지지지들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것인데, 당연히 민주당지지자들 중에도 이 실험을 해보면 남한의 진보를 종북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더러 있다. 여기에 부동층까지 포함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어쨌든 진보 정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유효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실험은 내 주변과 연계된 분들에 아주 제한되어 있어, 학술적으로 유의미하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하나의 경험사례로서 이를 위한 보다 체계화된 연구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점으로서의 근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기회가 되면 이 실험을 직접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서라도 해봤으면 싶다..그래서 정말 진보 정당이 왜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지지를 못받고 있는지를 그 심층 원인을 잘 탐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