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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새로운 대안 기독교를 모색하는 대토론회 참관기 (김윤성)    
  글쓴이 : 미선이 날 짜 : 10-08-29 10:05 조회(8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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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안 기독교를 모색하는 대토론회 참관기
 
 
  지난 6월 19일 토요일 오후, 그러니까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상반기 심포지엄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국내 기독교계로 보나 한국 종교계와 사회 전반으로 보나 제법 의의가 큰 행사가 하나 열렸다. ‘세계와 기독교 변혁 연구소’ 주최로 열린 <새로운 대안 기독교를 모색하는 대토론회>가 그것이다. 연구소 측 자평으로는, 개신교(이하 편의상 기독교로 쓰겠다) 개혁을 위한 대대적 토론회로는 국내 최초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아마 그렇지 않나 싶다.

     한국 기독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과학과 기독교에 관한 순서도 있어서 어쩌다 보니 나도 강연자로서 참여하게 되었다. 다양한 주제만큼이나 강연 스타일도 학술논문에서 목회경험담까지 다양했다. 연구소실장이자 행사주관자인 정강길 목사의 기조강연에 이어, 세계적 여성신학자 현경 교수(미국 유니온신학대), 성서신학자 김명수 교수(경성대), 대안교회 목회자 한성수 목사(순천 하늘씨앗교회), 민중교회 목회자 조화순 목사(前 흥 월곳교회),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캐나다 리자이나대)의 강연, 그리고 민중신학자 박형규 목사(前 NCCK 인권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자유주의, 진보주의, 민중주의를 표방하는 세계와 기독교 변혁 연구소의 특성에서 알 수 있듯, 또 이번 행사의 강연자 면면에서 알 수 있듯 (기독교 내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나, 현장 신앙 운동가가 아니라는 점이나, 무엇보다 나이가 한참 어리다는 점에서나 나는 좀 이례적인 참가자였다), 강연과 토론에서는 도발적인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성서가 편집된 누더기에 불과하다거나, 남성이 목사직을 독점해온 것은 폭력이라거나, 국내 교회에서 사이비과학인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이 횡행한다거나, 타종교를 배척하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는 발언은 차라리 온건한 편에 속했다. 반면 초월적 인격체로서 신, 영혼의 존재와 구원, 내세의 천국과 지옥, 정통 삼위일체 교리, 초자연적 기적 따위를 아예 부정하는 발언은 그야말로 도발적이었다. 물론 이 정도의 발언은 세계 기독교 차원에서 보면 그리 새롭거나 도발적인 축에도 못 들지만, 국내 기독교계의 맥락에서 보면 이런 발언은 보수교단은 물론 심지어 웬만한 진보교단 사람들조차 경악할 정도의 도발성을 지닌다.

      강연과 토론회를 마친 뒤에는 류상태 목사(前 대광고)의 주도로 <2010 새로운 그리스도인 선언>이 낭독되었다. (선언 주체는 21C 새로운 그리스도인 일동, 그리고 이 선언을 지지하는 비기독교인 일동이다.) 총 5장 (5천 글자) 분량의 꽤 긴 이 선언문은 ‘1. 회개, 이천 년 기독교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반성과 참회’, ‘2. 거듭남: 새롭고 건강한 기독교로의 전환’, ‘3. 선교: 기독교의 건강한 변혁이 곧 세계 사회의 건강한 변혁으로’, 이렇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었다.  낮고 가난한 곳에 함께 한 예수의 본을 따르지 않고 높고 부유한 곳만 추구해온 일, 예수를 삶의 모델이 아닌 숭배대상으로 왜곡한 일, 선교라는 미명 아래 타문화를 파괴한 일 등에 대한 회개에 이어, 새로운 기독교의 모습에 대한 선언이 이어진다. 억압과 소외와 생명파괴를 타파하는 하나님 나라로서 기독교, 맹신이 아닌 실천의 기독교, 성서를 문자 그대로가 아닌 깨달음의 원천으로 삼는 기독교, 과학을 수용하는 기독교, 양성평등적 기독교, 과학을 수용하는 기독교, 군림하는 군주가 아니라 고통에 함께 하는 신을 믿는 기독교, 민주적 소통구주의 기독교, 탈서구적인 우리 식의 기독교, 개인적 죄가 아닌 사회구조로서 죄를 고민하는 기독교, 생태적이며 평화적인 기독교, 영육혼이원론을 극복한 기독교, 내세구원이 아닌 현실개혁을 구원으로 추구하는 기독교…. 특히 선교란 이제 더 이상 ‘불신자 전도’가 아니라 잘못된 신학과 신앙에 갇힌 ‘기독교인의 갱신’이어야 한다는 마지막 선언 항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선언문의 세 번째 파트는 바로 이 새로운 선교, 즉 기독교인의 갱신과 교회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대체로 위 내용의 구체화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기독교인이기보다는 한 발은 안에 한 발은 밖에 둔 채 거리를 두고 기독교를 바라보는 종교학도로서 참여한 행사였지만, 나름대로 느낀 바를 적어본다. 강연이나 선언문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으레 기대했던(?) 보수 기독교인 청중의 반발이 전혀 없었다는 건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청중 중에는 이날 행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을 텐데, 어쨌든 전체적인 반응은 뜨거웠고, 거부의 목소리는 완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현장 분위기대로라면, 한국 기독교는 이미 개혁되기 시작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이 행사가 결국 자유주의와 진보주의를 표방하는 극소수 기독교인들의 집안잔치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겠다. 일례로, 한겨레신문, 뉴스엔조이, 크리스천투데이 정도를 제외하고, 그 어떤 기독교계 온오프라인 언론도 이 행사를 기사화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국민일보 등은 나의 과학과 기독교 강연만 기사화했는데, 아마도 그날 강연들 중에서 그나마 도발적으로 여겼기 때문인 듯하다.) 이번 대토론회에서 강연자들과 청중이 꾸었던 변화된 기독교의 미래에 대한 꿈이 자칫 ‘그들만의’ 백일몽이 되지는 않을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모든 변혁이란 언제나 작은 데서 시작되는 법. 적어도 꿈꾸는 소수가 있기에 한국 기독교의 미래가 달라지고, 달라진 기독교가 한국 종교계와 사회 전반의 변화에도 일조하게 되리라는 기대마저 접고 싶지는 않다.

김윤성 /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 
 
 
미선이 (10-08-29 10:08)
 
우선 급한대로 올려놓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서울에서도 순천에서도 전주에서도 많이들 오셨네요.
이제 앞으로의 새로운 기독교 운동에 대해서 본격적인 시도들을 논할 것입니다. 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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