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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진정한 몸삶의 가치를 찾아나선 가족에게 경의를 표함, 영화 '캡틴 판타스틱'    
  글쓴이 : 미선 날 짜 : 17-09-04 19:42 조회(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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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몸삶의 가치를 찾아나선 가족에게 경의를 표함, 영화 '캡틴 판타스틱'



“민중에게 권력을! 권위에 저항하라!“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희망이 없어진다 하지만 자유에 대한 본능이 있다면 아직 변화의 기회는 있고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다” (노엄 촘스키)


기존의 현대화된 자본주의 문명의 사회적 삶을 버리고 아예 숲속에서 살고 있는 가족이 있다. 한 명의 아빠와 여섯 남매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반문명적이고 반체제적인 자립적 삶은 기존의 학교 교육에 대해서도 반대하기 때문에 아빠인 벤은 그 자신의 특별한 교육 방침을 갖고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원래 그 교육 방침은 벤과 아이들의 엄마인 레슬리 부부가 함께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숲 속에 들어가 살게 된 것도 그렇고 이 부부는 기존의 도식화된 문명의 삶을 거부했던 것이다. )

놀라운 점은, 어쩌면 기존 학교 교육보다 더 나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학, 물리학, 철학, 사회학 등 전수받는 교육 수준만 놓고 보면 이 숲 속의 아이들의 사고방식 수준은 월등히 뛰어나며 그 생각도 일반 사회의 또래 아이들 이상으로 비범하게 보인다.

예컨대 첫째 장남인 보는 이미 하버드, 스탠퍼드, MIT 등 명문대는 죄다 합격한 지 오래이기도 할 정도다. 머리만 뛰어난 게 아니다. 숲속에서 동물을 사냥하며 먹고 사는 삶이다보니 신체 능력도 또래 아이들 이상으로 뛰어나다.

벤의 아이들은 별을 보며 길 찾는 법을 알고 있고, 각종 식용식물을 구분할 줄 알며, 접골법, 화상치료법 등 여러 생존 노하우들도 잘 습득할 만큼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역사적인 '권리장전'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와 그에 대한 비평적 능력까지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서 그동안 투병생활을 하던 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결국 장례식 참석을 위해 가족들은 처음으로(아빠를 제외한 아이들은 처음으로) 숲속 밖으로 나가게 된다. 영화 <캡틴 판타스틱>은 바로 이 같은 여정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결코 심각하지 않으며, 유쾌하고 발랄하게 전개된다. 그러면서도 노엄 촘스키의 날을 기념할 만큼 아나키즘적인 좌파 감성으로 충만한 영화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갖는 현실적 한계와 적절한 타협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삶의 현실을 솔직하게 직시하는 측면도 함께 녹아 있다.

숲속 생활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나이키'를 그리스 여신의 이름으로 알고 있지, 일반적인 또래 아이들처럼 '나이키'가 스포츠 상품 브랜드라는 것을 모른다. (물론 그 반대로 일반사회의 아이들은 '나이키'가 그리스 여신의 이름일 줄은 전혀 모르는 경우들도 많을 것이다.)

어쩌면 오늘 우리의 실제적인 교육의 삶은 이 두 종합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종합화 같은 거랄까.. 기존 교육에서는 가죽으로옷만드는 법이나, 별을 보며 길을 찾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진 않으니.



사실 벤과 아이들의 삶만 놓고 본다면 아무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사회성’이었다. 아이들은 아직 지적으로만 현대 사회를 알고 있을 뿐, 실제 생활로서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반문명적인 숲속 생활과의 격리에서 오는 사회성 부족의 문제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아빠인 벤 스스로가 지녀왔던 모순에 있었다. 이 모순은 벤이 정한(어쩌면 아이 엄마와 함께 정한) 교육 방침 문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넷째 렐리안은 이미 뭔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깨달은 것 같다.

아빠인 벤은 아이들한테 “민중에게 권력을! 권위에 저항하라!”고 가르치면서 그 자신의 교육 방침이 권위가 되어 있는 그 모순의 지점에 대해선 그 스스로도 간과했던 것이다.

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들에 대한 교육 방침에 신념이 있었고 그것이 옳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할아버지(엄마의 아버지)가 보기에 아빠인 벤은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아마도 사회와 아무 인연이 없는 고립된 삶만 살아간다면 별문제 없이 벤은 옳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의 삶은 결국 아이들 스스로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벤은 이 사실을 나중에 뒤늦게 깨닫는다. 먼저 깨달았던 엄마는 가고 없지만, 벤의 변화는 이제 수염을 깎고서 결국 그 자신의 권위도 함께 내려놓는다. 이제 아이들도 아빠도 엄마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 함께 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딱히 교육에 관한 영화라고 하기에도 힘들다. 그냥 가족 영화라고 생각된다(아주 짧은 누드 장면도 있지만 코믹하며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하지만 매우 묵직한 의미를 유머러스하게 담고 있는 유쾌한 가족 영화다.

특히 이 영화에는 곱씹어도 좋을만한 매우 주옥같은 경구의 대사들이 많다.

감독 맷 로스의 연출력과 비고 모텐슨의 연기력은 말할 나위 없이 뛰어났으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연기들도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유쾌함과 발랄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벤과 아이들의 대안적 시도들은 아무런 부질 없는 헛것이었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시도는 아름다울 수 있다.

벤과 아이의 엄마는 아이들과 함께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을 실제 시행에 옮기고자 했었고, 아이들을 철인 왕으로 만들고자 했었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도 그리고 더 뒤늦게 아빠인 벤도 알게 된다.

그건 "아름다운 실수(beautiful mistake)"였다고..  이것이 곧 캡틴의 판타스틱이었다.

낭만적 이상을 향한 모험들은 결국 비극의 결실을 걷어들인다. 그러나 그것이 꼭 헛되지만 않은 것은 다음 세대의 새로운 희망을 창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시대에 아나키즘을 꿈꿨던 노엄 촘스키의 주장도 여전히 살아 있다.

“희망이 없다고 여기면 정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에 대한 본능이 있다고 여기면 아직 변화의 기회들은 있으며,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게 된다”
(If you assume that there is no hope, then you guarantee that there will be no hope. If you assume that there is an instinct for freedom, that there are opportunities to change things, then there is a possibility that you can contribute to making a better world.)

이 영화는 바로 이 아름다운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전적인 실패가 아니며 훨씬 더 큰 밑거름이 되었던 가치 있는 실패였었다.



참고로 이 영화는 2016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으로 감독상 수상하였고, 전미 비평가 위원회가 선정한 2016년 올해의 독립 영화 10위 안에 든 영화다. 물론 그외에도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후보와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또한 개인적 느낌으로는 올해 본 영화중에선 <컨택트>(Arrival , 2016)와 함께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영화였으며, 또한 <미스 리틀 선사인>(Little Miss Sunshine, 2006)과 또 다르게 감동과 큰 재미로 다가왔던 힐링되는 가족 영화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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