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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도올의 화이트헤드 종교관 평가에 대한 고찰    
  글쓴이 : 미선이 날 짜 : 11-09-09 19:55 조회(6384)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e006/105 




 
최근 우연히 도올이 쓴 <중용한글역주>에서 화이트헤드 종교론에 대한 평가를 접한 바 있는데
이를 보면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선,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도
화이트헤드가 종교를 논한 몇몇 부분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어 관심있게 읽어보았다.
 
도올이 화이트헤드 종교관의 한계라고 지적한 핵심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화이트헤드는 유교를 비인격적 질서의 개념으로 보고 내재의 극단적 학설의 사례라고 했다 (p.76)
 
 
2. 화이트헤드는 자신이 쓴 <형성과정에 있는 종교>에서
   기독교를 <설명적인 사실>elucidatory facts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는데, 
   기독교는 사실이라고 말할 없는 것이며 오히려 초대교회의 종말론적인 교리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얘기다.
   즉, 도올이 보기에는 화이트헤드가 기독교를 잘못 진단했다고 보는 것이다. (p.77)
 
그외 나머지는 화이트헤드 철학과 유교사상의 차이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예를 들어 <고독>solitariness에 대한 해석 등등 
(내가 보기엔 둘은 양립 가능한 차이로도 보이기에 별다른 큰 충돌로 여겨지지 않음)..
 
 
일단 여기선 도올이 언급한 위의 두 가지 점에 대해서만 알아보자.
 
첫번째부터 답변을 해본다면 화이트헤드의 종교론에서는 유교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비인격적 질서의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은 동양의 아시아적인 신 이해가 그렇다는 얘기지 유교가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를 두고 곧바로 화이트헤드가 유교를 그런 식으로 봤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평가가 아닐는지..
 
내가 볼 때 백두는 그냥 동양의 아시아적 개념이라는 일반적인 이해를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분석으로 들어가질 않았었다. 생각해보라..
동양의 아시아에 어찌 유교만 있겠는가.. 불교와 도교도 포함된 유불선까지 다 포함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자신의 주장을 위해 어느 정도 화이트헤드를 희생제물로 삼을 수는 있다.
하지만 유교라고 명시적으로 지적하지 않은 것을 그랬다고 하는 과잉 주장은 금물일 것이다.
 
두번째는 화이트헤드에 대한 비평이라기보다 솔직히 기독교 자체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갈리는 문제라고 본다.
만일 기독교의 기원을 바울에 둔다면 종말론적 교리에서 출발했다는 도올의 언급은 대체로 타당하다.
하지만 보다 원형적인 예수사건에 그 뿌리를 두고자 한다면
설명적 사실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는 관점 역시 타당성을 지닌다고 본다.
 
당시 1세기 팔레스타인에는 수많은 예수운동이 있었다.
바울의 종말론적인 교리는 초대교회에 상황에 비추어
다양한 예수운동들 가운데 어느 한 측면만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테제일 수 있다.
만일 바울이 아닌 예수의 형제 야고보의 기독교로 이어졌다면 또 어떠했겠는가..
예수운동은 어느 한 부류만 계승해서 발전된 게 아니다. 당시에는 다양한 계승의 맥락들이 있었다.
종교학자 바트 어만은 <잃어버린 기독교> 라는 책에서도 기술했듯이 실제로는 다양한 예수계승자들이 있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지적할 사항은, 주로 서구 역사적 예수 탐구가들에게서 보여지는 점들인데
예수에 관한 전승이 어록으로만 꼭 전승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올의 큐복음서나 도마복음서에도 그러한 전제가 깔려 있는 듯 했다.
그러다보니 많은 학자들이 지혜로운 현자로서의 예수를 그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사실은 역사적 예수 제3탐구 진영 대부분이 그러하다. 그런데 여기서 어록 중심의 전승관점은
더 나아가 제3탐구를 포함해 비단 서구 역사적 예수 연구가들 대부분이 지닌 한계이기도 하다.
 
왜 전승이 어록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민중신학자 안병무도 말했듯이
광주항쟁 때 유언비어의 형태로 사건이 전승된 것처럼
세계 역사에는 그러한 사례들 역시 여전히 많다. 정치적인 억압 상황에서는 특히
만일 사건이 기록으로 남겨질 때는 그것은 대체로 은유화되거나 문학화되는 경우가 있다.
 
종말론적 교리가 일종의 회피적인 출구였다고 한다면, 예수운동의 또 다른 예수운동 전승자들은
예수운동이 보여주었던 실천의 래디컬리즘을 보여준 전승의 맥락도 있었다고 본다.
역사적 예수 연구가 였던 타이센은 이 점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도올의 두번째 지적은 화이트헤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이라기보다
현재 기존 기독교가 지닌 맹점을 파악한 비판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역시 굳이 화이트헤드의 종교론 저작에 흠집을 내고자 하자면
 
화이트헤드의 <형성과정에 있는 종교>는 기독교에 너무 포커스를 맞춤으로 인해
불교나 동양종교에 대한 기술이 너무 빈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불교나 동양 아사아에 대해선 일반적인 이해 그 이상을 언급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그가 태생적으로 서양인이었고 서구문명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게다가 <형성과정에 있는 종교> 저작도 그 대상이 서구인들이었다는 점 또한 크게 한몫했을 걸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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