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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제 목 : [기사] “과정사상은 지식의 파편 녹이는 용광로” (존 캅 인터뷰)    
  글쓴이 : 관리자 날 짜 : 06-11-11 21:26 조회(7678)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e006/51 


-5월27일자 목요일 경향신문

 
“과정사상은 지식의 파편 녹이는 용광로”
 
 
경향신문과 한국화이트헤드학회 주최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여전도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국제화이트헤드 학술대회는 화이트헤드 사상을 통해 동아시아 문화를 조명하는 자리다. 철학·종교학·교육학·심리학·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 100여명 가운데에는 세계적인 화이트헤드 연구자인 존 콥 교수(79)도 들어있다. ‘화이트헤드 연구의 메카’인 미국 클레어먼트대 과정사상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콥 교수를 그의 제자이자 한국화이트헤드학회 회장인 김상일 교수(63·한신대)가 만나 인터뷰했다.
 
 
-이라크 침공 관련 美정부 ‘거짓말’-
   
-20세기 많은 사상가 가운데 앨프리드 화이트헤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구나 그는 현재 대부분의 영미권 국가에서도 비주류 철학자가 아닌가.
 
“우리가 화이트헤드를 주목하는 것은 그의 사상이 오늘날의 지구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전(通典)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조각난 지식의 파편을 모아 종합하는 보편적 지식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화이트헤드의 위대성은 다양한 이론과 사상을 용광로에 넣어 주조시킬 능력이 그의 사상 속에 있기 때문이다. ‘과정사상’ 혹은 ‘유기체사상’으로 불리는 그의 사상이 그것이다.”
 
-화이트헤드의 과정사상은 동양 사상과 유사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동양 사상이 미래의 대안적 철학이 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가.
 
“과학적 방법론에 기초하고 있는 서양철학과 근대 과학 이전에 형성된 동양철학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동양철학이 깊이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서구의 과학과 기술은 동양으로 하여금 물질에 기반한 사고를 갖도록 이끌어왔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에 있어 ‘과정사상’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미국의 리더십은 정치·경제·군사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데 열중하고 있지만, 서구인들은 문화나 영적인 길을 찾기 위해 점점 더 동양에서 그 대안을 찾고 있다. 그리고 카오스 이론에서 보듯이 우리는 이 시대를 전통적인 철학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 화이트헤드의 유기체론은 이런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김용옥 교수가 기독교의 ‘전지전능한 신’ 개념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정신학자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념따른 징집거부 ‘개인적인 일’-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은 전지전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신이 앞으로 인간 세상에 일어날 모든 것을 안다는 뜻은 아니다. 전지전능성은 신학적 근거가 뚜렷한 개념이 아니다. 미래의 일은 신조차도 예견할 수 없다. 신은 우리 속에 들어와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존재인 것이다. 말하자면 신은 세상에 직접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존재가 아니다.”
 
-기독교의 신관(神觀)과 미국의 정책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부시 대통령이 사물을 선과 악으로 나눈다든지 미국이 제국주의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기독교 교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부시는 세상을 악과 선의 개념으로 나누고 있지만, 그것이 기독교 사상의 전통과 일치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모두 근원적으로 죄인이다. 그러나 이런 원죄와 다른 차원에서 세상을 악과 선으로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
 
-9·11사태에 대해 선생님의 제자인 그리핀 교수는 ‘신판 진주만 사건’(New Pearl Harbor)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차후 일어날 일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이다. 어떤 근거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핀 교수는 특히 미 행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먼저 내 견해를 말하자면, 어리석음이 또다른 어리석음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을 얘기하자면 너무도 ‘우연의 일치’(coincidence)가 많았다. 미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대규모 테러가 있을지 모른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서도 너무 많은 거짓말을 했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9·11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지적한 것이 그리핀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생각해보라. 이런 엄청난, 비효율적인 일을 저질러 놓고도 미 행정부나 정치인들 중에 누구 하나 처벌받은 사람이 없지 않은가.”
 
-최근 한국에서는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 교회에서는 가끔 어떤 사안에 대해 정부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라며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종교적 이유 등으로 총을 들지 않는 행위, 즉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미국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곤 했다. 미국 기독교인들은 전쟁에 참가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 미국 감리교에서는 징집 거부 등에 대한 문제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개인의 판단에 맡겨 두고 있다.”
 
-北, 핵 가져도 선제공격 못할것-
 
-하지만 한국은 분단 상황에 처해 있는데다, 병역이 헌법상 의무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좀 특별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나도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긴 했지만 전쟁은 각기 성격이 다르다. 정의로운 전쟁, 꼭 참가해야만 하는 전쟁도 있다. 2차 대전에는 반드시 참전해야 할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은 다르다. 거기에 불참하려는 젊은이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내 아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가하지 않으려 했던 것을 나는 지지한다. 그렇다고 모든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는 아니다. 참전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을 고려할 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는 합리적인, 다른 종류의 봉사가 뒤따라야 한다. 한가지 기쁜 사실은 한국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미국은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 ‘팍스 아메리카나’ 입장에서 일방적이고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다.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일관되게 압력을 가해왔다. 어떤 정치적 수사를 동원한다 하더라도 미국이 이들 국가의 핵문제에 개입하는 분명한 이유는 단지 미국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북한에 대해, 김정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전문가도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소유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먼저 사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한다면 그 보복으로 금세 궤멸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동성애 문제에 관한 입장을 듣고 싶다.
 
“동성애 문제는 미국 교회에서도 아주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다. 성서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는 자기 배우자에게 충실하라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가정을 깨는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 동성애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만약 개인의 판단에 따라 동성애를 하더라도 그것이 가정을 깨지 않는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정리/조운찬·조장래 기자 idol@kyunghyang.com〉
 
2004-05-27 22: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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