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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화이트헤드에 종종 가해지는 비판들과 그 반론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1-11 20:35 조회(665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e006/42 



[ 2003-04-23 13:18:13 ]

이것은 본인이 종종 많이 들었던 화이트헤드에 대한 비판들을 모아서 다시금 정리한 것이다..
이외 다른 사항들도 있다면 누구나 첨언해도 좋겠다..
 
 
1. 화이트헤드만이 모든 것은 아니다..

[반론]
-만약에 어떤 화이트헤드안이 <화이트헤드만>을 제일로 삼는다면
그것은 화이트헤드를 잘못 독해한 것이다..

왜냐하면 화이트헤드 그 자신이 이미
자신의 이론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며,
오히려 후학들은 자신을 밟고 나가길 원하고 있다..

그럴 경우, 단지 우리가 화이트헤드를 넘어서지 못할 경우에 한해서만
화이트헤드는 우리 자신들의 <한시적 교주>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논의하는 한
우리 자신의 입장을 텅비어 놓도록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호소할 곳은
그 어떤 특정한 사상가나 이론이 아니다..
화이트헤드가 아무리 짱이라도
우리가 궁극적으로 호소할 최종 법정은 못된다..

우리가 최종적인 권위를 기대어야 할 곳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최종적으로는 옳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바로 <본질적 합리성>intrinsic reasonableness이다..

물론 이것은 인간에게 단번에 잡히는 것이 아니며 그저 희망일 뿐인데,
화이트헤드는 이러한 희망을 믿는 것만으로도 <합리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합리주의를 위해 모색하는 그 과정 자체, 이것은 곧 <모험>인데..
그 모험 자체에 보다 큰 생의 의의를 두고 있는 것이다..
 
 
 
2. 화이트헤드는 너무 숨막힐 정도록 치밀하다. 그래서 인간미가 떨어진다..

[반론]
-치밀함 자체가 비판된다면, 치밀하지 말자는 얘긴가..
우리가 Reality를 파악한다는 게 참으로 쉬웠다면
인류의 지성사는 단숨에 합의를 봤었을 것이다..

또한 화이트헤드 철학이 인간미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이것은 그가 존재론적 사실을 해부하고 있는
그의 형이상학적 부문에만 한정시켜 본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의 형이상학은 수리 논리학과 과학적 성과들에 대한
바탕 위에서 치밀하게 형성된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형이상학을 적용하고 있는 다른 영역들..
예컨대, 신학, 교육학, 동양철학, 생태윤리학, 미학 등등
이런 분야에서 나타나는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인간미 그 이상이다..

화이트헤드의 세계에서는 단순히 인간만 있지 않다..
우주 안의 모든 생명들이 활기를 띠고서
우리에게 접근되는 경이롭고도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 정도다..
그가 보는 신또한 <모성애적 신>이며,
모든 만물은 조화롭게 운용됨을 지향한다..
 
 
3. 왜 화이트헤드로 다른 사상들을 재단하려 드는가?

[반론]
-이것은 1번 사항과도 연관된다..
화이트헤드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를 못넘어서는 한에 있어서
한시적이나마 화이트헤드를 긍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때 화이트헤드와 다른 그 어떤 철학사상은 그 어디에선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과 그가 비판했던 <과학적 유물론>을
동시에 둘 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모순>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일정한 개념의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득히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이트헤드를 받아들이면서 칸트를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분명 어느 한 쪽을 잘못 독해하고 있거나
아무런 자기 입장 조차도 없이
나열된 사실들만 잔뜩 머리속에 집어넣은 앵무새와도 같다..

마찬가지로 우리 시대의 주도적 사상가들..
예컨대, 푸코, 데리다, 들뢰즈, 맑스 또는 헤겔 등등
적어도 이들과 화이트헤드를 동시에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혹시나 그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이 어딘지부터 살펴야 마땅하다..

떼이야르 샤르뎅과 화이트헤드의 충돌은
칸트와 화이트헤드와의 충돌만큼이나 크지 않다..
그것은 그 떼이야르의 글에 깔린 형이상학적 입장이
화이트헤드가 기술한 형이상학과 전체적으로 비교해 볼 때,
물론 똑같을 순 없어도 그나마 흡사한 체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사상을 고찰하고자 할 때,
그 사상에 깔린 <형이상학적 입장>이란 매우 중요한 열쇠다..
이것은 형이상학이라는 그 깊은 바닥에서부터 살펴봄으로써
그 전체 사상의 정체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헤드는 철학이 <추상 관념의 비판자>로서의 기능을 한다고 언급했었는데,
이것은 저 밑바닥의 추상 관념들에 대한 조율부터 해명될 때에야
결국엔 겉도는 관념들의 층에 있는 모든 개념들의 조율이
그나마 최선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화이트헤드로 그 어떤 사상을 재단한다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다..
<재단>이란 표현은 근거없이 단정만 있을 경우에 쓸 수 있는 말로,
거기에는 이미 일종의 언어적 폭력이나 독단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그 어떤 사상들을 비교 고찰함에 있어서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에서는
더욱 설득적이고 설명력 있는 쪽을 선택할 뿐이다..
그것은 <극복>이지 <재단>이 아니다..

화이트헤드는 네모반듯한 이론에 그 의의를 두지도 않았다.
그는 오류를 두려워하지도 않았으며,
그 자신의 이론에 모든 자존심을 내걸은 학자도 아니었다..
그가 말하길, 생의 의의는 <모험>이라고 하였다..

즉, 무언가 옳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것을
진지하게 모색해나가는 그러한 과정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두었던 것이다..

논쟁 혹은 대화도 이미 그 시도 자체로 생산적일 수 있다..
앞으로의 오류는 이전의 오류들을 재점검함으로서
그나마 좀더 진전을 보일 수 있을 따름이다..

이성의 치열한 전투는 계속 되어야한다..
무기는 <논리적 정합성>과 <경험적 충분성>이다..

우리 시대의 논쟁들이 감정을 배제한 이성의 전투라면
이것은 참으로 생산적일 수밖에 없잖은가..
물론 그것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어떻든 우리는
그러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어야 바람직한 것이다..

우리 한국의 지성사에는 이미 그러한 명백한 사례가 있다..
바로 조선시대에 있었던
퇴계 이황과 고봉의 유명한 사단칠정 논쟁이다..
이로 인해, 조선의 사상은 그 풍요로움을 더할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이들의 논쟁은 아름답다고까지 평가받고 있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다만, 더이상 알려고 하지 않을 때
그것은 <무지>와 <독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2003-04-23 13: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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