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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좌]  제 목 : 화이트헤드의 과학적 유물론 비판    
  글쓴이 : 미선 날 짜 : 15-03-11 09:10 조회(3404)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mireene.co.kr/bbs/tb.php/e006/152 





현재 화이트헤드 철학 강좌에 참여하시는 분에게서 좋은 질문이 들어와서 이곳에도 남겨놓습니다.

1. 아래 부분에 대한 보충설명을 좀 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화이트헤드의 생애와 학문 탐구의 여정, 1-2) <과학철학의 시기> 중  “이 시기의 화이트헤드는 전통적인 자연과학이 은연 중에 가정한 기본 전제들의 타당성을  통일적인 관점에서 검증하여 <과학적 유물론>을 통렬히 반박하고...”

[답변]
화이트헤드의 중기 과학철학시기의 저작의 경우 본격적으로 그때까지의 서구 근대 자연과학의 시간과 공간 및 자연 이해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예컨대 <자연의 개념>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18세기와 19세기에 수용된 자연철학은 중세 철학의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엄격하고 한정된 어떤 개념들의 순환을 받아들였고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다. 본인은 이 자연철학을 유물론materialism이라고 부를 것이다. 과학자들도 유물론자이며, 또한 모든 철학 학파의 지지자들도 유물론자이다. 관념론자들idealists은 오직 마음에 대한 자연의 정렬 문제에 있어서 철학적 유물론자들과 다를 뿐이다. 그러나 그 자체로 고려된 자연철학이 본인이 유물론이라고 불렀던 유형이었음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물론 그 본격적인 시작은 17세기의 뉴턴 물리학입니다. 서구 근대 철학에는 뉴턴 물리학이 가정하고 있는 절대 시공간이라는 세계관 그리고 독립적 원자로서의 개체 물질이라는 관념이 그 기본적 가정 속에 자리해왔었다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가 보기에 서구 근대 세계관의 자연 이해에는 시공간에 단순히 위치를 점하는 물질들이라는 도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물질은 단순히 시공간의 좌표상에 위치를 점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전적으로 잘못 전제된 도식이자 그릇된 추상 관념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단순 정위의 오류> fallacy of simple location 라고도 말하며, 이것이 또한 <잘못 놓여진 구체성의 오류> fallacy of misplaced concreteness로도 불리워집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자연 이해에도 깊숙히 들어와 있는 오류이기도 합니다. 화이트헤드는 나중에 <과학과 근대세계>에서는 이를 잘 정리해놓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3세기 동안은 줄곧 하나의 과학적 우주론이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이 우주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배치 구조 속에 들어있으면서 공간 전체에 널려있는 원리에로 환원시키기 어려운 단순한 물질 또는 물질적 요소를 궁극적인 존재로 전제하고 있다. 그러한 물질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감각도, 가치도, 목적도 지니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그 자신의 본질에서 나오지 않는 외적인 관계에 의해서 부과된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러한 가정에 그 기초를 둔 사상을 <과학적 유물론>scientific materialism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실 이 비판은 지금도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에게 이해되는 물질관은 화이트헤드가 언급했듯이 감각도, 가치도, 목적도 지니지 않은 채 외부적 힘의 역학관계에 의한 변화만 있는 개체원자로서의 물질관입니다. 일반적으로 '작용인'과 '목적인'이라고 불리는 효과적 원인(efficient causation)과 목적적 원인(final causation)에 있어, 작용인만 인정하고 목적인은 배제하고 있지요.


그러나 화이트헤드가 보기에 자연과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심은 "중세기 기독교로 하여금 목적인의 개념을 무모하리 만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였고, 반면에 근대의 과학 시대를 통해서는 그에 대한 반동으로 ‘작용인’의 개념을 똑같이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PR 184)고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건전한 형이상학이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제는, 목적인과 작용인을 이들 상호간의 적절한 관계 속에서 해명하는 일이다."(PR 184)이라고 얘기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구 근대 과학의 자연 이해의 도식에는 절대 시공간에 단순 위치되는 잘못된 추상으로서의 물질 개념이라는 유물론이 깔려 있었고, 이를 과학적 유물론으로 부른 것이며, 화이트헤드는 바로 이 점을 과학적 유물론으로 부르면서 비판한 것입니다.

혹시 답변이 미진한 점이 있을 경우 재차 질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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