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옳다고 믿는 사람은 절대로 읽어서는 안 되는 해로운 책 한 권 소개한다.

혹시 모르고 읽을까 보아서...

예담 출판사가 김문호 역으로 내놓은 ‘사해사본의 진실’이라는 책인데

사실은 나도 잘하면 읽지 못할 뻔 했는데 역자를 직접 만났고 책까지 보내주어 할 수없이(?) 읽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내 신앙에 늘 부족을 느껴서 허기지고 신념체계에 늘 허약함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이 책이 크게 해롭지는 않았다.

1947년 사해문서가 발견되었지만 문서의 진실을 밝히는 숨바꼭질을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최초 사해문서의 연구의 권리가 가톨릭의 손으로 넘어갔을 때부터 오늘날 객관적이고 공정한 학자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까지의 과정은 한편의 태백산맥 소설 감이다.

450 페이지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재생용지에 인쇄를 해서 책 무게는 가벼운 이 책은 신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다.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겠다는 나의 우려에 대해서 역자 김문호 선생은 기독교 신학의 기초인 바울을 보호하기 위한 "기존체제"의 허구성을 폭로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만일에 그런 이야기 없이 전개된다면 그냥 한 권의 픽션에 지나지 않게 되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좀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설득"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 책에 의하면 예수는 신도 아니고,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 한 사람도 아니고, 다만 로마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이스라엘의 민족정신을 일깨워 이스라엘의 제사장적 메시아와 제왕적 메시아 전통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했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이들을 탄압하던 로마세력과 그들에게 부역하던 헤롯 가문의 꼭두각시 왕들과 그들에게 기생하던 기득권 세력인 타락한 대사제와 사제들을 모두 숙정하고 하느님의 율법에 신실한 이스라엘 건설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예수와 그의 동생 야고보와 제자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황야의 무법자처럼 나타난 싸나이가 있었으니....그 이름은 바울이었던 것이었~었~었~따!

그들을 박멸하고자 손에 피를 흘리고 다니던 바울이라는 자가 난데없이 나타나 초기교회 내부로 들어와 환상에서 예수를 직접 만나 제자로 임명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초기교회 내부에서 (로마 세력을 등에 업고) 예수와 야고보를 따르던 공동체를 와해시키는 공작에 들어간다.

그 공작 중의 하나가 예수를 신격화시키고 신비화시켜서 초기교회에서 민족주의적이고 반로마적인 정기를 완전히 마비시키고,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완전히 교리를 만들어낸다.

바울신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하박국서에 나오는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는 구절의 ‘믿음’은 원래 "신실함" 즉 하느님의 율법에 대한 충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울은 율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마치 버려야 할 악처럼 말하고 그 신실함과 믿음의 대상을 예수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신에 대한 맹신으로 바꿔놓는다.

바울이라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헤롯가문과 막역한 친분을 가진 사람이고, 또 로마의 집권세력과도 친분을 가지고 교류하던 친 로마세력의 한 사람이었다.

결국 그는 로마제국으로서는 도저히 굴복시키기 어려운 유대 민족세력의 와해를 위해서 초기교회 공동체로 잠입한 로마의 앞잡이이거나 정보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사해문서를 연구한 Robert Eisenman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

기독교인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회의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물론 Robert Eisenman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반증할 수 있을 학설이 당연히 있겠지만

신약의 사도행전과 바울서신만 보더라도 초대교회 안에서 심각한 갈등과 차이가 존재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생각해보라! 지난 대선에서 뉴라이트라는 신종정치운동이 나타나서 많은 기독교인들의 신경을 건드린 상황을!

당시 유대인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는 그 갈등이란 것이 죽느냐 네가 죽느냐는 만큼 크고 심각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단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역사, 경제를 포함한 생존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신앙이 전부인 유대인에게 예수 때문에 발생한 새로운 종교운동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결과적으로 바울은 승리했고 예수의 형제 야고보는 패했다.

그러고보면 초대 기독교부터 오늘날까지 크게 보아서 크게 다를 것도 없는

같은 신에 대한 해석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투쟁으로 흘린 인간의 피는 강물이 되어 흐를 만 한다.

그러나 사실 그 투쟁들의 내면을 알고 보면 신앙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투쟁들은 단순한 오해로 촉발되는 경우를 제외 한다면 정신적 가치보다는 오히려 탐욕, 이기심, 오만한 해석에서 발생한다.

도대체 차이 때문에 배척을 한다는 것이 어떻게 진리를 향한 자세일 수 있는가?

무슨 이론을 갖다 부쳐도 결국은 밥그릇 싸움일 뿐이지.

'사해 사본의 진실', 이 책을

부디 보지지지도 말고 만지지지도 말고 읽지지지도 마시기를...